유럽연합(EU)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EC)는 중국 통신장비업체에 대한 반덤핑과 반보조금 조사에 들어갈 준비가 됐으며 중국과의 협상이 실패하면 이를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인 카렐 드 휴흐트는 “나와 집행위원들은 중국 업체들의 조사에 들어간다는 기본 원칙에 동의했다”면서 “그러나 우선 중국 당국과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흐트의 대변인인 존 클랜시는 이날 뉴스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동안 중국 파트너들과 대화하는데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면서 “중국 측이 진지한 태도로 이 사안에 대해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휴흐트의 성명에는 구체적 기업명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EU 관리들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경쟁사인 ZTE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EU의 주장을 거듭 부인하면서 “우리는 EC가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에 실망했다”면서 “화웨이는 지난해 여름 EC에 회계장부를 제공했으며 EC는 조사에서 불공정한 행위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유럽 업체들은 중국 내 사업 지장을 우려해 EC의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에릭슨의 울프 페르손 정부·산업관계 부문 대표는 “에릭슨은 EC의 움직임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전례없는 수단이 효과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노키아지멘스의 배리 프렌치 대변인도 “우리는 자유무역을 제한하고 어떤 종류의 무역장벽을 세우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EC가 이런 움직임을 억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