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부실계열사 담보 보증이 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이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간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기예금, 계열사 지분, 부동산 등의 담보 제공을 통해 부실계열사 챙기기에 나서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담보 보증 건수는 2011년 54건에서 2012년 74건으로 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담보금액 규모는 3조8043억원에서 4조6253억원으로 8210억원 늘었다. 2013년 5월 14일 현재 담보보증 규모는 33건, 2조2932억원으로 전년대비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담보를 제공받은 대기업의 계열사들이 대부분 부실회사라는 점이다. 최근 3년간 담보를 제공받은 대기업집단 계열사 총 161곳의 신용등급을 확인한 결과 BBB등급(보통) 이상은 단 11곳으로 전체의 6.6%에 불과했다.
계열사에 가장 많은 담보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은 동양그룹이다. 최근 3년간 동양은 동양파이낸셜대부(2615억원), 동양레저(1040억원), 티와이머니대부(706억원), 동양티에스(30억원) 등 총 6곳의 계열사에 6259억원의 담보 보증을 섰다. 담보를 제공받은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우려 수준인 BB-~CCC구간에 몰려있다.
GS그룹도 방계기업인 코스모그룹에 대규모의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GS는 최근 3년간 코스모글로벌(1066억원), 코스모산업(624억원), 코스모에스앤에프(546억원), 코스모앤컴퍼니(156억원) 등 총 4곳에 3198억원의 담보 보증을 섰다. 코스모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역시 BB-~CCC 구간에 집중돼 있다.
동부그룹과 웅진그룹도 계열사에 대규모 담보 보증을 선 상태다. 최근 3년간 동부그룹은 동부특수강, 동부인베스트먼트 등에 4431억원의 담보를 제공했다. 웅진그룹도 웅진플레이도시, 웅진폴리실리콘 등 계열사에 1626억원의 담보 보증을 선 상태다. 이들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BB~CCC 구간에 몰려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은행권 대출을 위해 담보를 제공하고 있는 계열사들이 대부분 부실 회사라는 의미”라며 “담보 보증을 통해 계열사의 부실이 보증을 선 기업에 전이될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