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지주사 전환과 기업의 내재가치

입력 2013-05-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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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하는 대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한진그룹에 이어 4월에는 한솔그룹이 지주회사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이들은 전환 이유에 대해 모두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경영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자회사의 지배를 목적으로 하되, 자회사의 주식을 자산의 50%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지주회사로 규정한다.

지주회사는 타 기업관리를 유일한 업무로 하는 순수지주회사와 직접 사업을 하면서 타 기업을 관리하는 사업지주회사로 나뉘는데,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은 순수지주회사다.

정부는 한동안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해 지주회사 설립을 금지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으로 재벌총수가 계열사 간 상호 지분 소유를 통해 작은 지분으로도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한국형 기업 지배구조가 탄생했다. 정부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를 뒤바꾼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이다. IMF 위기는 기업의 지배구조나 사업구조, 재무구조 등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정부는 이 과정에서 선진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지주회사 체계를 독려했다. 외국인들 역시 대기업의 부당한 계열사 지원 등을 문제 삼기 시작했고,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으로 지주회사가 하나둘씩 탄생하게 됐다. 지주회사는 2012년 9월 기준으로 115개(금융지주회사 12개 포함)에 달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주회사 전환은 유리한 점이 많다. 대주주 지분율을 높여 외국계 사모펀드나 경쟁업체의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또 신규사업에 진출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데도 효율적이다. 자회사가 자신들의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지주회사 체제는 유리하다.

주식시장 반응도 뜨겁다. 지주사 분할공시 후 지주사와 사업회사의 매력이 재부각되는 효과를 가져와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지주사와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사업회사 주가가 지주사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란 통념도 반영된다. 지주사 전환은 기업의 투명성 확보와 주력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가에도 장기적인 호재다. 특히 복잡한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그동안 저평가 받았던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지주사 전환으로 기업의 내재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닌 만큼 기업 가치를 철저히 따져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 또 지주회사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회사의 가치인데, 아무래도 지주회사 주가는 일정 부분 싸게 거래된다. 얼마나 싸게 거래되는가는 당시의 경제 상황과 밀접도가 높은 만큼 투자에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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