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 콘서트 무대에 서는 오케스트라는 ‘놀라온 오케스트라’. 순수 우리말인 ‘놀(놀자)’과 ‘라온(즐거운)’의 합성어로 지휘자 서희태씨가 동료 음악인과 함께 결성했다.
정 전 실장이 이 오케스트라의 명예단장으로 나선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공직에 있을 때부터 페이스북에 클래식 이야기와 미술 이야기를 연재하며 문화 대중화에 힘썼다.
지휘자 서씨와의 인연도 이런 그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씨가 9년째 자선 콘서트를 열어 수익금을 이웃돕기에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입장권 10장을 사 지인과 공연을 관람하면서 정 전 실장과 서씨의 인연은 시작됐다.
이후 정 전 실장은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서희태씨의 열정을 음악감상평과 함께 자신의 페이북에 올렸고 서희태씨가 이를 눈여겨보면서 둘의 만남은 성사됐다.
서씨는 올해 정 전 실장의 퇴직 소식을 듣고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명예단장직을 제안했다. ‘음악애호가로서 조언을 아끼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정 전 실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힘썼던 그는 놀라온이 작성한 기획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관객의 눈높이에서 조언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홍보하고 있다.
한편 정 전 실장은 ‘옛 이야기’를 부른 가수 김규민씨와 ‘SNS 희망나눔’이라는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단체는 인터넷으로 후원자나 기증자를 모집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동에게 일대일 지원을 주선한다.
정 전 실장은 퇴직 시 몇몇 기관으로부터 고문직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음악과 더불어 사회공헌을 하는 곳에서의 무보수 명예직 ‘투잡’을 선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