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이라 쓰고 ‘가왕’이라 읽는다! 왜? [배국남의 직격탄]
63세다. ‘바운스’를 듣고 어찌 63세라는 물리적 나이를 유추해낼 수 있을까. 중장년층의 뜨거운 환호가 쏟아진다. 10~20대 젊은이의 열렬한 관심도 폭발한다. 다양한 세대를 관통하는 음악이 대중의 귀와 가슴을 부여잡고 있다. 음악으로 각 세대 간의 유대를 이끌어 내고 존재만으로 한국 대중음악 지평을 확장시키는 이가 63세 가수 조용필이다.
10년만이다. 조용필이 새로운 앨범을 낸 것이. 지난 23일 발표한 19집 앨범 ‘헬로’는 왜 조용필인지, 그리고 그가 박제된 신화가 아닌 살아있는 전설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대중음악사가 조용필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지도 절감하게 만든다.
10년 만에 발표한 19집 앨범은 우리가 ‘조용필’이라고 부르고 ‘가왕’이라 읽는 이유를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트로트와 발라드 등 특정 장르가 득세하던 1980년대 뉴웨이브 계열의 ‘단발머리’를 내놓았고 외국 진출을 엄두조차 내지 못할 때 일본에 홀로 진출해 큰 성공을 일궜다. 인기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방송을 떠나 무대를 통해 관객과 소통했다.
23일 신곡 쇼케이스장에서 조용필은 말했다. “이번 음악을 통해 틀을 깨고 싶었다. 63세 먹은 목소리가 아니라고 해서 정말 기뻤다. 목소리에 힘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실망할 것 같아서 연습도 많이 했다”고. 툭 뱄어낸 단어가 ‘연습’이었지만 결코 단순한 단어가 아니다. 10여년전 조용필이 한 말이 있다. “노래는 목숨을 건다는 최선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가수는 여건이고 상황이고 다 떠나서 튼튼한 나 자신이 있어야 돼요. 지금은 고되더라도 10년 후에 어떤 위치에 올라 있느냐를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 혁신과 함께 목숨 거는 치열함이 있었기에 ‘조용필’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됐고 대중음악사를 조용필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한 것이다. 또한 한국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은 의미 있는 확장을 꾀할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