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부호 등의 조세피난처로 각광받던 키프로스에 은행권 위기가 오면서 부유층의 자금이 급속하게 빠져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키프로스는 이로 인해 조세피난처의 지위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실제로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가능성이 제기된 2월부터 이미 외국인 예금의 18%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키프로스가 안전하지 않다는 소식에 탈세를 돕는 변호사·회계사 등은 키프로스로부터 빠져나오려는 러시아 부호를 잡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조세피난처인 몰타의 한 법무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키프로스가 직면한 경제적 문제를 알고 있다”면서 “몰타로 사업 이동을 권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인 몰타 뿐만 아니라 스위스·룩셈부르크·케이맨제도·아랍에미리트 두바이·싱가포르 등에서 법인 이전과 새로운 자금 이동 방법 등을 알려주면서 고객을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다.
전세계 조세피난처는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지로 퍼져 있으며 세계 6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세피난처로 규정한 곳은 38곳이다.
조세피난처는 법인에서 발생하는 실제 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 부문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법인의 부담세액이 당해 소득의 15% 이하인 국가 또는 지역을 말한다.
스위스의 공티에그룹은 지난 주 키프로스에서 해외 노동자들을 고용해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에 이메일을 보내고 거점을 스위스로 이전할 것을 제시했다.
틸리 슈네베르거 공티에그룹 대표는 “탈세를 위한 초대가 아니라 키프로스에 기반을 둔 투자에 대한 안전한 대체 수단을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키프로스는 부유층과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키프로스에서는 러시아 부호를 끌어들이기 위해 변호사·회계사 등의 전문 인력이 활동하고 있으며 진출한 기업만 32만개에 달한다.
키프로스는 그동안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고객을 유치하면서 은행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8배로 성장했다.
몰타의 은행권 규모 역시 GDP의 8배에 달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는 22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