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전 팔아 비용 줄인다고? - 윤필호 사회생활부 기자

입력 2013-03-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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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림산업 전남 여수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6명이 죽고 11명이 부상했다. 지난 1월 직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난지 불과 두 달여만이다.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사건·사고는 안전을 무시한 우리 기업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삼성전자는 사고 은폐 의혹을 받고 있으며, 대림산업은 공기단축을 위해 무리한 밤샘작업을 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특별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 1934건이 확인됐다. 그 사고 속엔 현장의 안전을 외면한 채 사람보다 숫자를 우선시하는 ‘헛똑똑이 경영진’의 이기심이 숨어있다.

희생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비정규직이었다. 불산 누출 사고에서 피해를 입은 5명의 사상자를 비롯해 여수공장 폭발사고에서 사망한 6명과 부상자 9명이 하도급 업체 비숙련 계약직 근로자들이었다. ‘비용절감’이라는 명목 아래 하청-재하청을 통해 근로자들이 극한 위험에 내몰리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동부는 지난 2003년 이후 ‘하도급 금지 유해물질’을 추가하지 않았으며, 유해물질 관리 하도급업체의 실태도 전혀 파악하지 않았다. 환경부가 뒤늦게 전국 유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 여수 폭발사고는 안전 문제가 일정한 업종·업체에 국한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남겼다.

말로만 안전을 논하며 실제 이행에 인색했던 정부도 수학공식 마냥 단순한 대응방안보다 본질에 관심을 두고 포괄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은 현장의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일의 우선 순위를 서둘러 재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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