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인사’ 잇단 낙마로 내부 인물 주요직 독식 우려

입력 2013-03-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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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인재풀 한계로 탕평과 더 멀어져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돌연 사퇴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또 한 번의 상처를 입게 됐다.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했던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등 공들여 준비한 ‘깜짝 인선’ 카드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당장 청와대는 미숙한 인선 절차에 쏟아지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박 대통령으로서 더 아픈 부분은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등 국정 최우선과제를 맡기기 위해 공을 들인 인사가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부분이다. 고른다고 고른 인사가 결과적으로 ‘장고 끝의 악수’가 돼 버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입 인사들의 잇따른 낙마가 박근혜 정부의 인재풀이 좁다는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안으로 안으로’…등용폭 좁아지는 청와대

현재까지 나타난 박근혜 정부의 인선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대선기간 씽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이나 캠프 출신 등 ‘기존 인재풀’과 철저한 보안 속에 외부에서 삼고초려를 한 ‘깜짝 인선’이다. 차관 20명 중 18명이 관료사회 내부에서 등용하는 등 내부승진도 많지만 마땅한 인재를 찾지 못할 만큼의 ‘좁은 인재풀’을 방증한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관료를 제외하고 인선을 바라보면 두 인선의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박 대통령과 별 인연이 없는 깜짝 인사는 ‘실패’로, 대선 기간부터 박 대통령을 도운 기존의 인재풀 출신은 ‘성공’으로 귀결되고 있는 결과다. “좋은 말로 ‘깜짝인사’지 사실상 ‘천거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깜짝인사가 낙마한 자리는 정홍원 총리,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등 내부 인사로 대체됐다.

조윤직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의욕적으로 내정한 김용준 전 후보자의 낙마 이후 뭔가 더 믿을 수 있고 그나마 검증된 사람들 찾다 보니 더 잘 아는 내부그룹으로 가는 성향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인사를 고집하다 보면 내부에서 주요직을 모두 차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애시당초 말하는 탕평에서 한참 멀어진 쪽으로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인사기능 분리하고 인재풀 넓혀가야

박 대통령의 인사는 좋은 말로 ‘한번 쓴 사람을 끝까지 중용하는 신뢰의 인사’이다.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온 내부인사들의 저력이 여기서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인재풀의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5년이라는 긴 국정호흡을 고려할 때 기존의 인재풀로만 충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회전문 인사’ 등 과거 정부가 받았던 비판을 그대로 받을 우려도 있다.

청와대가 지금보다 체계적인 인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 기능을 따로 가진 정무 담당부서를 새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 전문적으로 대통 국정철학 맞출 수 있는 인재들 발굴 스크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하고 주변인사들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인재풀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귀희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는 인사비서관이 있었고 참여정부에는 인사수석이 있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비서실장이 비서실 업무와 인사 업무를 모두 하고 있는데 역대 정부에서 이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허태열 비서실장)에게 너무 많은 부하가 걸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문성을 떨어뜨려 두 업무 모두 잘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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