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민간연구소가 주장하고 있는 내수침체와 수출부진에는 동의했지만 전체적으로 낙관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2.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에 1%대 미만으로 전망이 나온 적은 1975년 오일쇼크(1.7%), 1980년 신군부 등장(-0.3%), 1998년 외환위기(-3.5%),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4.2%) 등 4차례다.
KDB대우증권은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보다 1.6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와 하이투자증권도 1분기 경제성장률을 각각 1.7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고 하나대투증권은 1.90%, 신한금융투자 1.90% 전망했다. 반면 KB투자증권과 LG경제연구원은 각각 2.00%, HMC투자증권 2.20%를 전망해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들 금융투자업계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KDI나 한국은행이 각각 예상했던 3.0%, 2.8%보다 낮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문제는 신뢰성과 독립성이 갖춰진 국책연구소 KDI가 너무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가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DI는 3월 경제동향에서 같은 경제지표를 두고 기획재정부보다 더 낙관적인 표현으로 엇갈린 분석결과를 내놓아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때도 KDI는 정권 초기 친정부적으로 낙관적 표현을 쓰다가 정권말에 부정적 평가로 돌아서 정권에 따라 소신이 없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가장 공신력이 있어야 하는 KDI가 정부 정책에 협조적인 분석을 내놓으면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연구기관의 정도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