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발길 끊길라…백령도 주민 '조마조마'

입력 2013-03-1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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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끊기면 먹고 살 길이 없는 곳인데…"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으로 서해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이 확 줄어들자 섬 주민들의 한숨도 깊어져 가고 있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후 한동안 겪은 침체기를 다시 맞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2일 오후 백령도에서 몇 안 되는 상가 밀집지역인 진촌리 거리 일대 상점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거리에는 편의점, 노래주점, 모텔, 식당, 커피숍 등 상점 30여개가 모여 있다. 여객선을 타고 인근의 용기포항으로 들어 온 관광객들이 처음 찾는 곳이다. 그러나 이날은 본격적인 관광철인 3월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산했다.

진촌리의 한 모텔 종업원은 입실 현황을 묻자 "보면 알지 않느냐"며 사무실 칠판을 가리켰다. 칠판에는 침대방 2개와 온돌방 2개만 찼다고 표시돼 있었다. 이 모텔의 전체 객실 수는 30여개다.

진촌리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김명애(60ㆍ여)씨는 "TV뉴스에서 북한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계속 떠드니 누가 오려 하겠냐"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인근의 커피숍에도 손님 2명만이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평일 오후임을 고려해도 2주 전보다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는게 주인 얘기다.

타격이 가장 큰 곳은 특산물 판매점이다.

진촌4리에서 특산물 판매점을 운영하는 이둔래(45ㆍ여)씨는 "백령도는 관광객이 끊기면 먹고 살 길이 없는 지역"이라며 "장사가 될만 하면 북한이 겁을 주니 환장하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인근 해병부대의 비상근무도 영업에 지장을 줬다.

3년 전 아내와 함께 양식집 운영을 시작했다는 윤혁준(52)씨는 "보통 주말이면 군인 가족들이 열 테이블 정도는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주 북한의 위협이 시작되고 주말에 한 테이블도 없었다"며 "어제 점심때도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일찍 문을 닫았다"고 했다.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 가운데 한 곳인 두문진 포구 주변 횟집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날 저녁, 두 테이블에 손님을 받은 횟집은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전체 13곳의 횟집 가운데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집이 절반을 넘었다.

한 횟집 주인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으로 관광객이 한동안 급격히 줄어 힘들었는데 최근 비슷한 일이 또 생겨 장사를 계속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지난주부터 예약한 백령도 여행을 취소하려는 관광객들의 문의전화도 여행사로 잇따르고 있다.

두무진에서 횟집과 여행사를 함께 운영하는 허정금(47ㆍ여)씨는 "예약한 손님들이 '백령도가 안전한지'를 묻는 전화가 지난주부터 걸려 왔다"고 했다. 그는 "여기 횟집은 3월부터 10월까지만 장사를 하는데 악영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011년 백령도에는 7만7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이후 2071t급 대형여객선이 인천∼백령도 항로에 취항하면서 지난해 관광객은 9만40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백령도에는 모두 54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0%인 3000여명이 운송, 여행, 숙박업소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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