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복잡한 컴퓨터 트레이딩을 통한 주식시장 조작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공동 조사에 나선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는 헤지펀드를 비롯해 투자기관을 조사히기 위한 신설 부서 ‘계량분석부(QAU)’와 공조하기로 했다고 FT는 전했다.
조사 대상은 복잡하고 한층 정교화한 알고리즘매매 전략을 사용하는 투자기관이다.
QAU은 대량의 거래와 함께 주문내용 및 가격이 공개되지 않는 익명거래를 뜻하는 ‘다크풀’의 부작용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SEC는 트레이더들이 이같은 알고리즘을 사용하면서 시장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쿼트스터핑(quote stuffing)’이나 ‘레이어링(layering)’ 기법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쿼트스터핑은 대규모의 매매 주문을 냈다가 바로 취소해 가격상의 일시적인 괴리를 통한 차익을 노리는 거래 기법으로 초단타매매(HFT)라고 한다.
레이어링은 신종 거래기법으로 다른 투자자들의 거래 참여를 위해 주문을 신속히 내고 취소하는 것을 뜻한다.
이같은 투자행위는 시장의 불안정을 이끌고 소매 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FT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거래 기법이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변동성을 줄인다며 찬성한다는 목소리도 출현하고 있다.
FBI는 SEC와의 합동조사에 앞서 시장 조작과 관련된 조사를 해왔다.
관계자들은 SEC와의 합동 조사는 FBI의 전문성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레이딩 기법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FBI의 움직임은 전통적 투자에서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으로 투자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FT는 해석했다.
당국은 헤지펀드 준법감시제도가 기술적 발전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시장이 시장 조작에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합동조사 관계자는 “시장 언어를 모르면 세부사항을 놓친다”고 강조했다.
규제 당국은 ‘뉴스수집기(News aggregator)’ 등 새 알고리즘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뉴스수집기는 인터넷·뉴스 사이트·소셜미디어 등에서 선택된 단어들을 검색해 주문을 신속하게 넣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