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여야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이틀 앞둔 23일 현재까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정부조직 개편 협상의 최대 쟁점인 방송통신위 방송통신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여야 대표, 원내대표 등이 참여한 '6인 협상'에 이어 원내수석부대표 협상에서는 각각의 '양보안'이 제시됐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 교착국면에 접어들었다.
새 정부 출범 전 정부조직 개편 완료 시한(22일)을 넘긴 여야는 주말인 이날 협상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방송통신을 둘러싼 극명한 입장차로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전 여야의 극적인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현재 여야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및 종합유선방송국(SO)의 담당 부처 문제를 비롯해 방송광고와 주파수 문제 등에 있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상대 당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미디어·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미래창조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방송의 공정성·독립성'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어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과학기술과 ICT 두 축을 중심으로 창조경제를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듯 방송통신 문제에 있어 확고한 원칙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손 들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여론의 압박으로 야당의 태도 변화가 있지 않은 한 정부조직 개편 합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는 할 만큼 다했다"며 "민주당의 태도는 한마디로 '배째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상파 방송은 방통위가, 케이블 방송은 미래부가 담당토록 하는 것은 말도 안되며, 방송광고는 진흥 분야 같아 보이나 사실상 목을 조일 수 있는 규제"라며 "이에 대해 새누리당이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로의 이관 문제도 재론될 조짐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야당이 통상기능 이관에 동의했다는 식으로 말이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며 "통상기능이 산업 쪽으로 갈 경우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정부조직 개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24일 다양한 채널에 의한 물밑조율 및 담판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으로서는 '정치력 부재'라는 비판에, 민주당은 '발목잡기'라는 부정적 여론에 각각 휩싸일 수 있다.
여야가 24일 전격 합의한다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