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증시 한달 긴급점검]삼재에 체면 구긴 코스피, 대안으로 떠오른 코스닥

입력 2013-02-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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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어닝쇼크, 전망도 캄캄… 코스닥지수 500선 돌파 강세

2013년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다. 지난 1월 국내 주식시장은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나타냈다. 해외 주요 증시가 ‘1월 효과’를 만끽하며 랠리를 즐기는 사이, 국내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1월 증시에서 특징적인 점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코스피지수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코스닥은 코스피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며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던 코스닥시장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과연 코스닥시장이 전성기를 맞은 것일까, 아니면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인가.

◇실적 부진에 환율, 수급 불안까지… 코스피 주도주의 몰락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보다 1.76% 내린 1961.94에 1월 거래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들이 대부분 랠리를 펼친 것에 비하면 거의 ‘왕따’ 수준이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1월에 5.77% 상승했고 일본 니케이지수는 7.1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5.12% 올랐다. 같은 기간 1.48% 오른 동생 코스닥지수에 비해서도 머쓱해지는 성적이다.

무엇보다 코스피지수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환율급락과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 역시 높아졌다.

일단, 삼성전자의 실적은 양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56조600억원, 영업이익 8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9.6%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201조1000억원, 영업이익 29조5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실적과 함께 이례적으로 어두운 전망도 내놓았다. 원화강세 기조로 지난해 4분기 약 36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날아갔고 올 한해는 영업이익 증발액이 3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원화강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1조209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에는 결손액이 3배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이 같은 전망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도 140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원화강세의 여파는 지난해 4분기부터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종의 실망스런 실적으로 이미 현실화됐다. 특히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04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환율하락, 특히 엔화약세로 인한 수출주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여기에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지속적인 외국인의 매물 출회로 코스피시장은 주도주 없이 계속 떠밀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외국인은 1월 1조8965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시장을 짓눌렀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으로 대형수출 업체가 중심을 잃은 데다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시장이 약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어부지리 코스닥시장, 강세 지속할까?

이에 비해 코스닥시장은 코스피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원화강세와 대형주 실적 전망 악화,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 등 이른바 삼재(三災)를 모두 피했다는 말도 나온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적극 육성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데다 코스닥시장의 진입장벽 완화까지 언급하고 나서면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비중이 작다는 점도 이번에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특히 대선이 끝났음에도 이례적으로 대선 테마주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이 새정부의 정책 수혜주 찾기에 나서면서 실적과는 관련 없이 주가가 치솟는 기업이 속출했다. 게임, 엔터 등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내수주가 상대적으로 더 포진해 있다는 점도 코스닥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높였다.

하지만 향후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엇갈린 흐름이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은 지수보다 개별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적과 상관없이 테마성으로 오르는 종목이 다수인 시장인 만큼 실적 안정성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 센터장은 “엔화약세에 중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엔화 약세 기조도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 수출주에 대한 타격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선엽 연구위원은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오르는 상황에서 국내증시만 오르지 않을 수는 없다”며 “원화강세 현상이 점점 완화되고 있어 2월부터는 코스피지수의 상승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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