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불황에.. 대한민국 대표기업 '빨간불'

입력 2013-01-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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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기아차 환율 하락 직격탄… 포스코·LG화학도 수익 감소

대한민국의 대표기업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장기화하는 불황과 격화되는 경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부터 환율 악재까지 겹치면서 올해 실적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볼 때 이들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이나 판매 실적은 예년보다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의 증가와 단가 하락이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환차손까지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에 상당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환율 하락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1조1000억원, 영업이익 29조5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3600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2012년 한해 동안 발생한 환차손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견조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장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지만,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의 환율 수준이 유지되더라도 올해 3조원 이상의 환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현대기아차는 환율로 인한 부담이 더욱 직접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매출액 84조4697억원, 영업이익 8조4369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4분기만 놓고 보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22조7190억원, 영업이익은 1조83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1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7%나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 2년여 동안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10%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4분기는 한 자릿수(8.1%)로 내려앉았다.

통상 현대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매출이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기아차 800억원) 줄고, 영업이익은 연평균 1% 낮아지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 기준을 1056원으로 크게 낮춰잡고 경영 계획을 수립했으나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업황부진은 철강, 화학 등의 업종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미 포스코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약 10% 낮춘 32조원으로 잡았다. 올해 철강 제품 생산과 판매 목표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각각 100만톤씩 줄어든 3700만톤, 3400만톤으로 설정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목표치로 제시한 것은 지난해보다도 올해 건설·조선분야 철강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5조6650억원과 2조7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35.6% 줄었다. 포스코는 유례없는 세계 철강 시황의 악화와 공급과잉, 이에 따른 톤(t)당 10만원 정도의 제품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규모를 늘리고도 영업이익은 크게 하락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이 23조2630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9103억원으로 32.2% 줄었다. 순이익도 1조5063억원으로 30.6% 줄었다. LG화학의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석유화학, 자동차전지 분야의 전방산업 수요가 크게 감소해 수익성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전 세계 D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본사 기준으로 영업손실 6162억8500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조17억원으로 1.8%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4899억9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와 관련,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 수출이 최근과 같은 비우호적인 수출 여건 하에서 환율 민감도가 크게 증가해 향후 대기업 수출이 급감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총수출과 대기업 수출은 대체로 세계경제 둔화 등으로 해외수요가 부진하면 감소한다”며 “환율이 급격히 변동해 수출 여건이 악화되는 시기에는 대기업 수출의 환율 민감도는 총수출의 환율 민감도보다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사업환경이 예상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육성하는 방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기업들이 환위험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더불어 올해 투자를 전년 이상으로 설정하고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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