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의 남에게 신장에 이어 간까지 기증하며 두 생명을 살린 일반 회사원의 나눔이 화제다.
21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평범한 회사원인 조영민(49)씨는 오는 29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얼굴도 모르는 한 소아 환자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한다. 1996년 한 여성에게 자신의 신장을 떼 주고 한 생명을 살린 후 두번째다.
조씨는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제 건강과 행복을 나눠주고 싶습니다”라며 일주일 후 있을 수술을 앞두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조씨는 어린 시절 지독히 가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항상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주변에 감사하면서 이 빚을 갚아야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던 중 생존 시에도 장기 기증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1996년 3월 신장기증 등록을 하게 됐고, 같은 해 8월 약속대로 신장을 나눠줬다.
조씨는 신장 기증 5년 후 자신의 신장을 이식받은 여성을 만날 수 있었고, 그녀의 건강한 모습에 더욱 기뻤다고 한다.
어머니의 죽음은 그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됐다. 건강할 때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두번째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조씨의 어머니는 당뇨로 손과 발을 절단하는 큰 수술을 받고 합병증으로 실명까지 하는 등 16년 동안 병과 싸우다 세상을 등졌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 조씨는 지난해 8월 생존시 간 기증자로 등록했고, 29일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조씨는 “장기 기증에 동의해 준 아내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저와 제 간을 이식받은 아이 모두 살아가는 날에 건강과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