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구성의 밑그림을 그릴 비서실에 자신의 핵심 측근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박 당선인의 측근이 아닌 교수 출신 인사들을 중용해 실무형으로 인수위원회를 꾸린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번에 비서실에 포진된 핵심 측근들은 누구보다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알고 있지만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당선인의 ‘보안 제일주의’에 맞춰 인사를 진행할 경우 ‘밀봉인사’ 논란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당선인과 1988년 국회에 입성하면서 지금까지 15년 넘게 보좌한 이재만 전 보좌관과 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 박 당선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비서실 정무팀장을 맡았다.
이 정무팀장은 6일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만 전 보좌관과 정호성 전 비서관의 정무팀 합류 여부에 대해 “그렇다”라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무슨 일을 하는 지는 모르겠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정무팀장은 지난 2004년 당대표 시절부터 박 당선인을 보좌해 누구보다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전 보좌관과 정 전 비서관은 박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한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온 측근 중 측근으로 이미 인수위 인선에도 깊이 개입해 후보 검증 작업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비대위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조인근 전 중앙선대위 메시지팀장도 비서실에 배치된다. 조 전 팀장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 이어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과 본선에 이르기까지 박 당선인의 메시지 작성을 담당하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다.
비서실은 앞으로 새 정부의 첫 총리 인선을 포함한 조각과 청와대 인선 및 조직개편, 당선인 일정과 메시지 관리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취임 이전까지는 박 당선인의 메시지는 정 전 비서관과 조 전 팀장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보좌진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비서관은 인수위 행정실로 배치돼 행정실과 비서실 간 업무를 조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