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에서 삼성과 CJ 간의 불편한 모습이 연출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13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달 19일 오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고 이병철 회장의 25주기 추모식이 실시된다.
추모식은 매년 11월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범 삼성가(家) 인사들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자리다. 올해 역시 이건희 회장과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참석할 전망이다. 또 첫째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 둘째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명희 신세계 회장도 가능한 참석할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선대회장의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어 다른 때와 달리 추모식 분위기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간 빠지지 않고 추모식에 참석해 온 만큼,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상속재산 소송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송 당사자인 이맹희 명예회장이 부친인 만큼 불편한 자리가 될 것은 분명하다. 특히 소송을 제기한 직후에는 삼성그룹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감정싸움이 한껏 격화된 바도 있다. 이에 따라, 재계는 방문시간 대를 달리해 삼성 측과 CJ 측이 직접 마주치는 일을 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이맹희 명예회장은 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차명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자신의 명의로 변경해 단독 상속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이에 따른 배당금 등을 지급해 달라며 서울 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또 이건희 회장의 누나 이숙희씨 등도 삼성생명 주식 223만여주와 삼성전자 우선주 10주 등 1900억원대의 상속분을 요구하는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낸 상황이어서 소송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현재 6차 공판까지 진행된 이번 소송은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재계의 관심을 주목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