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금융현안‘불협화음’

입력 2012-11-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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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마다 의견 달라 금융 시장 혼란 초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각종 금융 이슈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비치면서 금융시장에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기야 금융위가 산하기관인 금감원 부원장들을 비상소집에 수습에 들어갔지만 두 기관 사이의 오래된 갈등이 얼마나 잦아들지는 의문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가계부채 대책과 두산 영구채 평가, 대부업체 정보공유 허용 등 최근 불거진 금융권 현안에 대해 금융위와 금감원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먼저 가계부채 문제를 둘러싼 두 수장간 이견은 올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권혁세 금감원장이 은행권 전반에서 단기 연체자 대상으로‘프리 워크아웃(사전 채무재조정)’ 도입을 독려하자, 김석동 위원장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제도가 있는 만큼 강요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다른 견해를 나타났다.

이후 우리금융이 내놓은 하우스푸어 대책 ‘신탁 후 재임대’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김 위원장은 “개별 은행이 알아서 대책을 세울 것”이란 입장을 재차 고수하고 있는 반면 권 원장은 잇따라 공식석상에서 “우리은행의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 제도를 은행권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두산 인프라코어의 영구채 발행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금융위는“자본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대부업체 개인신용정보(CB)의 제공 방식을 놓고는 양 기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한 대부업체가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면 자신들이 공들여 축적한 대출정보가 타 금융회사로 넘어갈 수 있다”며 금융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이다. 문제는 유권해석이 나오기 전에 금감원이 ‘온라인을 통한 정보 제공을 그대로 진행하라’는 요지의 공문을 대부업체에 보내면서 불거졌다.

이에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최수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금융위로 불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정치권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조직과 기능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감독기구 재편 빌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집에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이나 브리핑 등 공식일정에 엇박자를 내지 말고 서로 합의를 보자는 내용 등이 논의됐다”며 “자칫 불협화음을 내는 것으로 비쳐 금융시장에 혼란을 줘선 안 된다는 뜻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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