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박근혜, 박정희시대 피해자에 사과 기자회견

입력 2012-09-24 09:26 수정 2012-09-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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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으로 상처 입은 분들과 가족께 사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4일 “5·16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아버지 박정희시대의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 역시 가족을 잃는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는다”며 “국민들께서 저에게 진정 원하는 게 딸인 제가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는 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사 논쟁으로 인해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걸 알았지만 반드시 국민을 잘살게 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한 고뇌가 진심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했다.

이어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를 비롯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대통합 위에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고 했다”면서 “이제는 증오에서 관용으로,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여러분께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저는 이번 대선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민생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그런데 과거사 논쟁으로 인해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우리 현대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세계가 인정하듯이 건국 이후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저는 이러한 성취를 이뤄낸 국민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

하지만 압축적 발전의 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고 때로는 굴곡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저는 1960년, 70년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60년, 70년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절대 빈곤과 북한의 무력 위협에 늘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는 무엇보다도 경제발전과 국가 안보가 가장 시급한 국가 목표였다.

그 과정에서 기적적인 성장의 역사 뒤편에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고통 받은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고 북한에 대해 안보를 지켰던 이면에는 공권력에 의해 인권 침해를 받은 일도 있었다. 5.16 이후 아버지께선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고 했고 유신시대에 대해선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고까지 했다.

저는 아버지께서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걸 알았지만 반드시 국민을 잘살게 하고야 말겠다는 간절한 고뇌가 진심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 역시 가족을 잃는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저의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제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말씀 드린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은 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비전이다. 100% 대한민국은 1960, 70년대 인권침해로 고통 받았고 현재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분들이 저와 함께 동참해주실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 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는 앞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서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국민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국민대통합 위에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들께서 저에게 진정 원하는 게 딸인 제가 아버지 무덤에 침을 뱉는 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를 흉탄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돌아보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참 많은 분들이 노력을 했다. 이제는 서로 존중하면서 힘을 합쳐 더 큰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고 했다.

이제는 증오에서 관용으로,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저는 이제 국민을 저의 소중한 가족으로 여기면서 국민의 삶과 행복을 지켜드리는 것이 저의 마지막 정치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로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대통합 시대를 열겠다.

국민 여러분도 저와 함께, 과거 아닌 미래로 국민 대통합의 정치로 함께 나가줄 것을 부탁드린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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