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가 한국에서 고음질 통화 기능을 지원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서면서 애플의 자체 음성 품질 강화 기능 ‘와이드밴드 오디오’는 물론 국내 이통사들이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통해 제공하는 고품질 음성통화 서비스 ‘VoLTE(Voice over LTE)’까지 누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와이드밴드 오디오는 3G망에서 아이폰 5의 음성 통화 품질을 높여준다. 음성이 전송되는 주파수에 추가로 주파수 대역을 붙이는 방식으로 손실된 음성 데이터를 살려 음질을 높이는 기능이다.
애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이폰5 발표회에서 와이드밴드 오디오라는 기능을 탑재한 기기를 세계 20개 이통사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통사 관계자는“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국내에 처음 적용되는 기술인만큼 도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선 VoLTE를 주력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는데 와이드밴드 오디오를 사용할 경우 국내 이통사들의 전략과 상충되고 있어 이 기능을 구현하려면 망부하가 커지기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과 KT에 따르면 국내 출시되는 아이폰5에는 VoLTE 기능도 탑재되지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음성도 데이터처럼 LTE망으로 보내는 VoLTE 서비스에 들어갔고, KT도 올 하반기 중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VoLTE는 3G망에서 손실되던 저주파수와 고주파수 음성까지 전달할 수 있어 더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VoLTE서비스를 위해선 소프트웨어 등이 스마트폰에 설치돼야 하는데 애플이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에선 아직 VoLTE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애플 입장에서 국내 통신사를 위해 별도로 기능을 탑재할 가능성이 적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능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폰 사용자들의 경우 기술적인 부분 보단 아이폰 자체를 좋아한다”며 “고음질 통화기능의 부재가 아이폰5의 판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 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