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전쟁 피해자와 같은 신체현상…뇌 혈류량 급감

입력 2012-09-03 08: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당 대사도 감소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전쟁이나 재난을 당한 사람들처럼 뇌 기능의 이상을 겪는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3일 아주대병원 핵의학과 안영실 교수팀은 19~51세의 국내 성폭행(강간) 피해여성 여성 12명과 정상 여성 15명(32~53세)의 뇌 영상과 비교 분석한 결과 성폭행 피해자들은 정신적 피해뿐 아니라 뇌 혈류량의 급감, 당 대사율 감소 등 심각한 신체적 부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뇌혈관에 피가 얼마나 잘 도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뇌 혈류량 검사와 당만 에너지로 쓰는 뇌가 이를 골고루 활용하는지 분석하기 위해 당 대사 검사를 실시했다.

2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뇌 영상을 볼수 있는 ‘단일광자단층촬영(SPECT)’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한 뒤 뇌영상분석프로그램(SPM2)을 진행한 결과 성폭행 피해 여성들은 뇌의 좌측 ‘해마(hippocampus)’와 ‘기저핵(basalganglia)’ 부분의 뇌 혈류가 정상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

뇌의 당 대사 기능도 정상 여성에 비해 좌측 해마, 상측 측두엽(superior temporal), 중심전회(percentral) 부위에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성폭행 피해 여성들은 검사 당시 성폭행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은 지 평균 9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안영실 교수는 “특히 두려움과 공포심 등을 관장하는 해마 부위에 뇌혈류량이 감소한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환자들이 나쁜 기억을 억누르거나 잊으려 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뇌혈류 감소 및 당 대사 기능 저하 현상은 성폭행 기억을 지우려는 행동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의 다양한 신경생리학적 증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여성들의 뇌영상에서는 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의 과다 각성상태도 관찰됐다.

안 교수는 “결국 성폭행 피해여성은 피해 당시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차, 3차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논문은 정신과 분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Neuroimaging)’ 최근호에 발표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단독 하마스 외교 수장 “이스라엘, 국제법 계속 위반하면 5차 중동전쟁”
  • 대기업도 못 피한 투심 냉각…그룹주 ETF 울상
  • 벼랑 끝에 선 ‘책임준공’… 부동산 신탁사 발목 잡나
  • 갈수록 높아지는 청약문턱···서울 청약당첨 합격선 60.4점, 강남권은 72점
  • 국제유가, 2년래 최대 폭 랠리…배럴당 200달러 vs. 폭락 갈림길
  • 황재균, 지연과 별거 끝에 합의 이혼…지연은 SNS 사진 삭제 '2년' 결혼의 끝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655,000
    • -0.2%
    • 이더리움
    • 3,263,000
    • +0.25%
    • 비트코인 캐시
    • 434,900
    • -0.41%
    • 리플
    • 715
    • -0.28%
    • 솔라나
    • 192,400
    • -0.16%
    • 에이다
    • 470
    • -0.84%
    • 이오스
    • 634
    • -1.09%
    • 트론
    • 208
    • -0.95%
    • 스텔라루멘
    • 12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1,400
    • -0.49%
    • 체인링크
    • 15,210
    • +1.13%
    • 샌드박스
    • 339
    • -0.5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