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뛰어넘고 박근혜 꺾을 것”
그는 2위인 손학규 후보(4170표)와 더블스코어 이상 격차를 벌리며 ‘압승’을 거뒀다. 3위는 2944표를 차지한 김두관 후보, 4위는 965표를 얻은 정세균 후보에게 돌아갔다.
우선 문 후보가 미국 대선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비교될 정도로 초반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제주 경선에서 1위에 오르면서 “기선잡기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다음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순회경선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더 커졌다.
문 후보 측은 제주에서 압도적으로 승기를 잡은 만큼 ‘대세론’을 전국적으로 확대시켜 결선투표 없이 대선직행으로 가겠다는 각오다. 첫날 승리를 바탕으로 밴드웨건(편승)효과를 강조하겠단 거다.
특히 제주에 이어 두 번째 결선지인 울산(26일)에서까지 우위를 점한다면 주춤했던 지지율을 반등시켜 ‘박근혜 대항마’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데, 본선경쟁력을 강조할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5차례나 제주지역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예상보다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자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되고 나서 안철수 원장을 뛰어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꺾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문 후보의 경우 우근민 제주지사의 물밑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 지사가 표면적으로 중립을 선언하면서 이 지역 결과를 크게 낙관하진 않았다. 그러던 것이 예상보다 제주 선거인단 규모가 커졌고,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승리를 예상하기 시작했다.
이번 제주 경선에서 문 후보의 압승의 배경은 일반 여론에서의 압도적 우위와 제주지역 친노무현 지지자들의 결집 등으로 분석된다. 특히 조직력에서 앞섰던 손·김 후보가 고전한 점으로 보아 모바일 표심이 사실상 후보들의 순위를 결정지은 것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은 향후 모바일표심 공략, 선거인단 등록 독려 등을 통해 지지호소가 유효득표로 이어지는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의 제주 1위로 비문(非文)주자들의 연대 가능성도 커졌다. 제주 경선에 이어 ‘문재인 대세론’이 이어질 경우, 나머지 주자 간 연대를 통해 문 후보를 꺾겠다는 공감대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비문 주자간 2위 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손·김 후보가 섣부른 비관을 하기엔 이르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은 제주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울산, 강원, 충북으로 이어지는 ‘초반 4연전’ 판세에서 역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