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또 추억이 사라진다

입력 2012-08-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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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만에 문닫는 대림시장

▲삶의 터전인 이곳을 떠나야 하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다. 다른 일을 하기에 세월은 너무 빨리 흘러버렸다. 그래도 이곳을 찾는 손님이 있기에 문을 닫을때까지 함께할 것이다.
‘완전폐업’, ‘폐업처분’. 시장 곳곳에 점포정리를 알리는 종이가 붙어있다. 상가 안쪽으로는 손님들로 왁자지껄할 시간인데도 비거나 불이 꺼진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창 장사가 잘 될 때는 200여개의 점포가 있었지만 지금은 20여개만 운영되고 있다.

▲대림시장과 함께 살아오면서 생긴 많은 일들을 이젠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 술 한 잔 마음 편하게 기울일 수 있는 곳을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하나.
이곳은 44년 전통의 영등포 대림시장.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공세에 밀려 이제는 시장 부지마저 비워야한다. 이곳 대림시장 부지는 경매를 통해 강남성심병원으로 넘어가 병원 시설과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운해요, 서운해”. 이곳을 지키고 있는 상인들 대부분이 70세를 넘기신 어르신들로 젊은 시절부터 이곳에 정착해 좋은 일, 궂은 일 겪으면서 자식들을 길러냈다. 옷가게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얼굴에는 서운하고 아쉬운 기색이 역력하다. 가게를 정리하고 이곳을 나오면 다시는 보기 힘든 얼굴들. 삶은 터전인 대림시장을 떠나야 한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보증금에 따라 250만원에서 500만원의 이주비용이 나오지만 이 금액으로는 대책이 서지 않는다.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에선 느낄 수 없는 정감과 넉넉함이 이곳엔 있었다. 멀지 않은 시간에 사람냄새가 나던 이곳을 그리워할 것이다.
저녁에 이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서운하기는 마찬가지다. 냉난방이 잘 된 장소가 많지만 여기처럼 술 한 잔 마음 편하게 기울일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넉넉한 정과 사람냄새가 나는 전통 재래시장. 멀지 않은 시간에 그리워할 공간이다.

▲40여년간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살아오며 좋은 일, 궂은 일도 많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마음이 앞선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1695곳이던 전통시장은 2010년 1517곳으로 7년 만에 178곳이 없어졌다.

▲남아 있는 물건들을 정리할 시간이다. 지난 5월부터 하나 둘 시장을 떠났지만 여전히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있어 쉽게 문을 닫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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