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어디까지 가나] ④ ‘트로이카’도 백기

입력 2012-07-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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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 인내력 한계…재정위기국 지원에 소극적 자세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통화기금 본부. AP연합뉴스
유로존(유로 사용 17국) 재정위기의 해결사 역할을 맡아온 ‘트로이카’가 진두에서 발을 빼려는 무드가 강해지고 있다.

트로이카는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 등 3자로 구성된 채권자 협의체다. 이들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촉발된 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한 나라에 대한 실사를 통해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집행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정위기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악화일로로 치닫자 트로이카의 인내력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평가다.

IMF는 EU에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방침을 시사했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슈피겔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로이카는 현재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약속한 재정 긴축을 어느 정도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사를 위해 그리스를 방문 중이다. 실사 보고서는 9월 이후에 나온다.

그리스는 목표달성 기한을 2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 이미 목표 기한을 늦춘 것을 전제로 내년 예산안을 편성해 둔 상태다.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100억~500억유로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트로이카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 각국 정부는 더이상 그리스의 채무를 대신 짊어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네덜란드나 핀란드 같은 유로존 엘리트 국가들은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IMF용 기금과 연계시켜 부담을 되도록 회피하고 있다.

ECB도 재정위기의 진원인 그리스 구제에 더이상 적극적이지 않다. 지난 20일 ECB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의 담보로서 당분간 그리스 국채와 정부가 보증한 채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CB는 IMF·EU와 함께 진행 중인 그리스에 대한 실사가 끝나는대로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트로이카의 이같은 태도는 향후 어느 정도의 구제금융 신청이 들어올 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계속 지원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는 인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위기로 인해 이미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이 구제금융을 지원받았고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여부도 검토 중이다. 여기다 스페인이 은행권 지원용으로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신청한 데 이어 국가 차원의 구제금융 신청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방도시가 줄파산 위기를 맞은 이탈리아 역시 재정위기로 언제 구원의 손길을 요청할 지 불안한 상태다.

각국 정부는 유로안정기금(ESM) 출범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가 ESM의 합헌성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9월12일까지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

다만 그리스는 8월20일 ECB에 38억유로의 채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 지원이 끊기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는다. 일각에서는 결국 ECB가 8월 중에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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