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이어 저가 중동 제품 급증…유화업계, 이중고에 시름

입력 2012-07-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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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산 HDPE 비중 48%까지 확대…범용제품 생산 업체 타격 더 클듯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저가 중동산 제품들의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중동산 제품의 시장 잠식은 국내 업체들로선 ‘설상가상’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산 저가 유화제품들은 최근 3년 새 중국 수입시장 비중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중동산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2009년 중국 수입시장에서 20% 비중을 차지했으나, 지난해엔 48%까지 확대했다. 중동산 폴리프로필렌 역시 2009년 10%에서 지난해 25%까지 비중을 높였다. 이 같이 중동산 제품들은 최근 중국시장에서 약 2배 정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동산 제품들이 비교적 저렴해서다. 국내산과 비교해선 에틸린 기준으로 약 1/5 정도 싸다. 여기에 품질도 국내산과 별반 차이가 없다.

중동산 제품이 저렴한 이유는 원료에 있다. 국내 업체들은 보통 납사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지만, 중동은 가스(에탄)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든다. 비교적 저렴한 가스 기반인데다, 중동엔 자원도 많아 원가 경쟁력이 국내산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유화업체들로선 ‘엎친데 덮친격’이다. 꽁꽁 얼어붙은 중국시장으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산 저가제품들까지 위협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 수입시장은 몇 년 동안 물량 면에서 봤을 때 정체상황”이라면서 “이 같이 중국 수요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동산 제품 포지션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근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범용제품 구성이 높은 업체들에게 영향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산 저가 제품들은 대부분 범용제품 위주여서 호남석유화학 등 범용제품 구성이 높은 업체들에 장기적으로 피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석화는 에틸렌을 기반으로 한 범용제품 구성이 높은 유화업체 중 하나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범용제품 비중을 줄이고 프리미엄제품을 확대하는 제품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중동산 제품의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중국산 저가제품이 중국시장 가격 자체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G화학 관계자는 “중동산 제품 포지션이 커지면 범용제품 가격이 내려가게 되고, 이에 따라 프리미엄제품 역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업체들로선 불황기 이후의 일도 걱정거리다. 불황 이후 중동업체들은 대규모 증설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조만간 국내 업체들은 아예 범용제품 판매를 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동산 공장은 가동률도 100%가 안 되는 수준인데 이것이 풀가동되고, 이번 경기침체 이후 예정돼 있는 현지 공장 증설이 진행되면 중동산 제품 포지션이 더 늘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중동산은 국내 업체들에게 더욱 위협이 될 것이며, 조만간 중국에서 범용제품을 팔 수 없을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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