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죽했으면…금감원직원 양심고백

입력 2012-07-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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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우 금융부 기자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 했던가. 이유야 어떻든 올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에 잇따라 ‘뒤통수’를 맞은 금융감독원이 ‘내부고발’이란 치욕스런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과 쇄신을 염원한다’는 젊은 직원들이 “자신들의 상관을 조사해 달라”며 들고 일어섰다. 항간에서는 금융감독 부실에 따른 멍에를 뒤집어 쓰기 전에 ‘얼마나 썩었으면 양심고백(?)까지 나오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일부 언론 매체 지면에 ‘금융관료(모피아)의 규제완화 금융정책 비판’을 주제로 한 광고 게재됐다. 금감원 공채출신 600여 명의 직원들이 주축이 돼 조직의 문제가 내부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며 대국민 호소에 나선 것이다. 자신의 치부를 들쳐 내서라도 작금의 상황을 알리고 싶은 절박함이 묻어 있다.

광고에는 지난 2000년 정관계 청탁사건 이후 부실 신용금고의 퇴출이 급감하고, 저축은행 규제완화가 본격화 되면서 금감원 감독기능이 떨어진 원인이 모피아 금융관료 출신들의 금감원 주요 요직 장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관계 인사를 철저히 밝혀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하는 것을 보면 비난 수위가 상당히 높다.

금감원 측은 광고를 게재한 주체가 노조가 아닌라는 점에 깊은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공채직원 출신, 그리고 젊은세대 주축이 됐다고 밝힘에 따라 조직간, 세대간 갈등이 상당히 진행됐음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셈이다. 이에 “직원들 상당수가 반대한 내용이고, 시기적으로도 전혀 맞지 않은 내용”이라며 뒷 수습에 열의 올리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 악팎에서 각종 비리백태가 사실로 들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개혁운동’으로 비취질 수 있는 젊은 직원들의 봉기가 방법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저녁 이같은 소식을 접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부랴부랴 금감원에 신문게재를 막으라는 연락을 취한 것을 보면, 금융당국 개혁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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