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급한 불 껐다…수세 몰린 獨 대폭 양보 (종합)

입력 2012-06-29 14:53 수정 2012-06-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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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 통해 역내 은행 직접 구제·국채 매입·스페인은행 지원조건 완화

유럽연합(EU)이 마라톤 협상 끝에 급한 불을 껐다.

EU 정상들은 회의 첫날인 28일(현지시간) 14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역내 위기를 신속히 진화하는데 역점을 둔 합의들을 이끌어냈다.

우선 EU 정상들은 역내 금융안전망인 유로안정화기구(ESM) 등을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ESM을 통해 각국 정부를 경유하지 않고 은행에 직접 자본을 주입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앞서 EU 정상은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1200억유로 규모를 투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스페인 등 역내 국가에서 재정악화와 은행권 악화가 동시에 발생하자 제2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들은 유로존의 은행감독 기능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올 연말까지 정리하고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을 관여시킬 방침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7월 설립 예정인 ESM은 은행에 직접 자본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

EU 정상들은 스페인 은행 구제에 대해서는 융자 조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스페인 은행이 파산할 경우 ESM은 채권의 우선 변제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시장에서는 채권 회수 시 민간 투자자가 ESM보다 불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로 스페인 국채를 매도해왔다.

정상들은 또 ESM을 통해 남유럽 국채 매입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회원국의 시장 안정을 위해 ESM을 유연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는 이탈리아 등은 ESM이 국채를 매입하면 차입 금리가 낮아져 재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유로존 고위 관리는 이르면 올여름에 이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대책들은 시장의 예상과 대략 부합하는 내용이라는 평가다.

스페인 국채가 심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우선 진정시켜야 한다는 조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합의는 EU 정상들의 강한 압력으로 수세에 몰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채무위기 봉합을 위해 크게 양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유로본드 발행과 역내 채무 공유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대치해왔다.

이같은 상황은 이날 회의 석상에서도 이어지며 결론이 쉽게 도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27개 EU 회원국 중 유로존 이외의 10개국 정상이 29일 새벽에 회의장을 떴고 남은 유로존 17국 정상끼리 회의를 진행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유로존은 이를 통해 강화될 것”이라며 “성장 협정 합의도 예상돼 향후 유로본드 발행을 향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시장도 환호했다.

오전에 혼조세를 보이던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 반전했다.

일본 증시는 급반등하며 1개월 반 만에 9000선을 회복했다.

오후 2시47분 현재(한국시간)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81% 뛴 9034.82를, 토픽스지수도 1.79% 올라 772.36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86% 상승한 2214.79를,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1만9421.74로 전일 대비 2.08% 급등세다.

싱가포르 증시와 인도 증시는 각각 1.44%, 1.95% 뛰었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 뛴 1.25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엔 환율은 전날보다 1.10% 상승해 99.89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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