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재계 라이벌 열전]‘위기를 기회로’ 역발상 전략,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입력 2012-06-18 09:39 수정 2012-06-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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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나홀로 흑자 이뤄내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추진력과 합리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후 이듬해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대한항공 경영기획팀 부팀장과 자재부 총괄팀장, 여객사업본부장을 거쳐 경영전략본부장에 이르기까지 사내 핵심부서를 두루 거쳤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조 전무가 상당한 성과를 일궈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조 전무가 여객사업본부장으로 재직 당시, 미국발 금융 위기와 신종 플루 등으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을 때 ‘위기를 기회로’ 보는 역발상 전력을 구사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실제로 조 전무는 한국발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아시아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제 3국으로 여행하는 환승 수요를 대폭 유치한 데 이어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글로벌 명품 항공사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대한항공은 2009년 전세계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들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1334억원의 영업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 아울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국제 여객 순위에서 2008년보다 4단계나 상승한 13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2009년부터 쌓은 체력을 바탕으로 그 해 12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여객 수요를 효과적으로 대응한 결과 2010년 매출 11조4592억원, 영업이익 1조1192억원 이라는 창사 최대 실적 달성의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조 전무는 IT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화를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도입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대한항공 ERP시스템은 재무, 영업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경영층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IFE)의 개편 과정에서도 조 전무의 역할이 컸다. 기내에 동승했던 초등학생 승객이 “게임이 너무 재미없다”고 불평하는 것을 듣고 승객의 입장에서 직접 체험해 보고 이를 개선했다.

지난 2011년 6월 16일 열린 A380 체험 행사에서 조 전무는 “스마트폰을 좌석에 있는 USB 단자에 연결해 영화와 동영상 등을 직접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지난 2011년부터 개발 중”이며 “조만간 모든 비행기에 적용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 현장 경영 ‘중시’…분위기 메이커

조 전무는 현장 경영을 중시하고, 직원들과의 소탈한 만남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실제로 그는 고객의 목소리와 열린마당 등 그룹 내·외부 고객들의 의견을 수시로 검토한 후 좋은 아이디어는 바로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조 전무는 지난 2011년 일본지진 참사로 한 직원이 회사에서 지급되는 생수를 기부하자는 제안을 보고, 사내캠페인을 벌이도록 한 후 7000여 박스(1.5리터 12병 12만6000리터)를 기부받아 일본에 전달했다.

또한 그는 대리 이하 현장 직원들과 형식에 관계 없이 외부 음식점에서 대화하고 건의 내용은 경영 활동에 반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 전무는 본인이 직접 현장을 확인해 업무에 반영하는 현장 중시 철학과 고객의 입장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는 고객 만족 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 전무는 회사에서 프로젝트성 업무를 추진할 때 조직 구성의 격식을 싫어하는 대신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고 실질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실무진 참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회의나 형식을 갖춘 보고 형식을 좋아하지 않으며, 대신 메모형식의 e-메일로 수시로 보고하는 것 을 선호하고, 빠른 보고와 의사결정을 좋아한다.

조 전무는 직원들과 같이 잔치국수, 칼국수, 만두 등 서민적인 음식을 즐긴다. 회식자리에 참석할 때면 본인은 술을 못하지만 직원들을 위해 술을 준비하는 ‘센스’도 남다르다. 취미는 사진 촬영이다. 이는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명예회장과 부친인 조양호 회장의 사진 취미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위기…그러나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2조 267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28% 감소한 4598억원에 그쳤으며 982억원의 당기순손실 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환율상승, 고유가 등의 대외 악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12조8200억원, 영업이익 8200억원으로 정했다. 또 1조8150억원을 투자해 A380 등 총 14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글로벌 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런던올림픽, 한미FTA 발효 등으로 인해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항공수요 증가와 원화 강세 등으로 목표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낙관만 하기에는 글로벌 경영환경이 너무 불투명하기 대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조 전무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젊은 리더십과 합리적인 사고로 무장한 조 전무가 글로벌 위기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는..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마리안 고등학교를 거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와 남가주대학교 MBA를 졸업했다.

이후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2003년),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2008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본부장(2009년) 등을 두루 역임한 후 지난 해 1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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