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5일 220만명의 당원명부가 내부당직자에 의해 밖으로 유출된 사건을 두고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사건이 벌어졌던 당시의 지도부에도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원명부 유출사건에 대해 아주 엄중한 내부 감찰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특히 명부 유출 당시의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지도부 책임은 사실이 다 밝혀지면 응분의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책임소재를 가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과 검찰 등에 따르면 당 수석전문위원인 이 모씨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지난 2~3월께 청년국장을 맡으면서 당 조직국 여성 직원 정 모씨에게 부탁해 당원명부를 넘겨받아 문자발송업체에 400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사무총장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명부유출 관련자 색출에 만전을 기할 것을 재차 당부했다. 특히 명부가 유출될 당시 이 위원이 당 청년국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당시 청년국 관계자들과 명부관리 주무부서인 조직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조직국장이 관리하는 당원명부를 어떻게 청년국장이 넘겨받았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 따르면 여직원이 넘겨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여직원이 단독으로 당원명부에 접근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 외에 다른 인물들이 더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출된 220만명의 당원명부는 지난 총선기준 선거인단 4018만명의 5.5%에 해당되는 인원이다. 이 때문에 명부가 당내 특정 대권주자나 야권으로 넘어갈 경우 당장 대선 경선부터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현재 대선 경선은 전당대회 대의원 20%, 당원 30%, 일반국민 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를 합산, 다득표자를 대선후보로 선출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대권주자가 이 명부를 손에 쥐게 될 경우 선거인단 등록이나 전화홍보 등에 이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야권으로 흘러 들어가면 후보 ‘역선택’ 시도까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당원 명부에 공무원이나 교사 등 정당 활동을 제약받는 이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