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또 하나의 추억이 사라져 갑니다

입력 2012-06-01 15:18 수정 2012-06-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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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 몰린 어르신들의 '청춘극장'

▲30년 가까이 관객 뒤에서 어두운 영사실을 묵묵히 지키던 영사실장이 손때 묻은 장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다.
"어르신 문화를 제발 지켜주세요"

극장에 간판을 그리던 화가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이곳을 떠났다.

어르신들의 문화 공간이자 서울에 남은 유일한 단관극장인 서대문아트홀(옛 화양극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영화가 문화생활의 전부였던 젊은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땀과 열정의 기억이 다시 새록새록 떠오른다. 내 황혼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화양극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서울의 또 다른 실버영화관인 ‘허리우드 클래식’의 김은주 대표와 그의 부친인 김익환 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이곳은 개발업체 그리고 건물주와의 이견으로 현재 법정싸움 중이다. 지난 2010년 11월 서울시가 극장자리에 25층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재건축을 허용해 철거가 우려되고 있다. 불리한 상황에서 노인들의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뿐이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마누라는 나만큼 영화를 안 좋아해." 혼자 와도 이곳에 오면 자주 만나는 얼굴들이 있어서 좋다. 이곳이 문을 닫으면 종로구 낙원상가의 또 다른 실버영화관인 '허리우드 클래식'을 찾을 예정이다.
영화를 보기위해 이곳을 찾은 한 어르신은 "노인들에게 몇 푼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보다 이같은 공간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전한 문화가 지속되고 소통의 장소로 활용되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따뜻하게 구운 가래떡과 커피를 즐기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단돈 2000원으로 한 편의 영화를 마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서울 어느 곳에서 찾을 수 있을까?

▲영화를 기다리면서 한 끼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구운 가래떡이 꿀맛이다.
조명은 어둡지만 시간의 향기를 내뿜는 이곳은 먼 길 목포에서도 찾는 어르신들의 ‘청춘극장’이다. ‘전쟁과 평화’, ‘자이언트’,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등 1960년대의 명화를 감상하는 시간동안 어르신들은 옛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서울에 남은 2곳의 실버영화관 중 하나인 서대문아트홀(옛 화양극장)은 1964년 개관한 서울의 유일한 단관극장으로 추억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1964년 개관한 이곳은 신세계 건설이 짓고 호텔신라가 위탁 운영하는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추억의 명화를 즐기는 '화양극장'에서 손자뻘인 대학생들이 이곳을 배경 삼아 '환생극장'이라는 단편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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