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트는 ‘난장’ 시장은 ‘고요’…두마리 토끼 다 놓쳐

입력 2012-05-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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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토요일 몰려 쇼핑 불만 토로…마트 타임세일 등 이벤트 마련 분주

“도입은 요란했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네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매월 2회 의무적으로 휴무에 들어간지 한달. 그러나 이날 중소상인들과 시민은 그 실효성을 전혀 체감할 수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26일 이마트 가양점의 휴무 전 풍경은 ‘시골 장터’와 다름없었다. 휴무를 대비하기 위해 하루 전날 소비자들이 많이 몰린 까닭에 모든 쇼핑객이 발 디딜 틈도 없는 마트에서 쇼핑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같은날 이마트 천호점은 여기저기서 손님들간 실랑이가 펼쳐졌다. “왜 끼어드세요?, 카트를 옆으로 해줘야 지나갈거 아닙니까?” 등 서로 부딪히며 쇼핑을 하느라 마트는 말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천호점 관계자는 “휴무 전 토요일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차장이 꽉 차고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편안하게 쇼핑하기 어렵다고 불만이 많다”며 “매장을 확장할 수도 없고 마트는 마트대로 손님은 손님대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마트 천호점에서 도보로 5분거리인 서울시 송파구 풍납시장. 27일 대형마트 강제휴무에도 불구하고 한적한 모습을 모이고 있다.
가양점 매대에서 만난 정경희(44·가양동)씨는 “토요일에 마트가 붐벼 불편하지만 날씨도 더운데 일요일에 전통 시장에서 굳이 쇼핑할 마음이 안 생긴다”고 말했다. 이는 마트가 문을 닫으면 재래시장을 찾을 것이란 생각 자체부터 틀렸다는 것을 입증한다.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은 항상 시장을 찾고 마트를 가는 사람은 불편해도 마트를 간다는 것.

소비자들의 불편은 쌓여가고 마트는 매출감소의 직견탄을 피해갈 수 없었다. 가양점 관계자는 “토요일에 쇼핑객들이 많이 몰리지만 기존에 토요일과 일요일날 나뉘어서 오는 손님에 비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천호점 측은 “일요일에 문을 닫으면 최소 8%에서 10% 이상 매출이 감소한다”며 “토요일 하루에 주말 매출을 달성하려다보니 타임세일 등 이벤트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손님들이 더욱 몰려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트와 소비자들의 피해가 극심한데 휴무의 혜택(?)을 받는 재래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이마트 가양점이 굳게 닫힌 27일 목동 등촌시장의 풍경은 쌀쌀한 연휴 풍경이었다. 알뜰 큰 장날이라고 써 붙이며 손님맞이에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인적이 드문 거리의 모습이었다.

시장 상인 김씨(55·목동)는 “대형마트가 휴무에 들어간다고 상인들이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설레발이었던 것 같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휴무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등촌시장을 찾은 한 주부는 “마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마트가 쉰다고 해서 갑자기 재래시장을 찾지 않을 텐데”라며 강제휴무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휴무를 앞둔 26일 이마트 가양점은 수많이 쇼핑객들이 몰려 발디딜틈이 없었다. 쇼핑객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트 측의 타임세일이 여기저기서 펼쳐졌다.
같은 날 송파구 풍납시장의 모습도 한적했다. 분식점을 운영하는 김씨(38·석촌동)는“재래시장이 살수 있는 진정한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불편하고 마트는 매출감소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정작 재래시장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진정한 대책을 세워달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대형마트 강제휴무의 실효성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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