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행장이 이처럼 여유 시간 없이 보내는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외환은행의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이던 시절 안전 경영만 추구해 성장이 정체돼 있었던 게 사실이다.
윤 행장은 “처음 외환은행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 보니 문제가 없는 곳이 없었을 정도”라며 “외환은행의 경쟁력이 과연 무엇인지 고민이 되더라”고 말했다.
윤 행장이 외환은행을 떠난 고객을 되찾기 위해 제일 먼저 꺼낸 카드는 ‘고객 감사 새출발 이벤트’다. ‘고객감사 새 출발 이벤트’는 윤 행장 체제 출범 이후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2개월 단위로 연중 실시하고 있는 대고객 사은행사다.
지난 3월13일부터 4월30일까지 실시한 ‘제1차 고객감사 새 출발 이벤트’에 이어 5월9일부터 6월30일까지 제2차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제2차 이벤트의 주요 내용은 △기업스마트론 신규 고객 0.3~0.5%포인트 금리 인하 △일석e조 보험담보 판매자금대출 신규고객 0.5~0.7%포인트 금리인하 △행복한 가족적금 가입 고객 포인트 적립 및 사은품 증정 등이다.
앞서 실시한 1차 이벤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판예금은 2조원 한도가 모두 팔렸고 특판적금은 1000억원을 모두 채웠다. 금리를 우대하는 기업스마트론의 지난 17일 기준 2조5000억원이 넘는 실적을 올려 한도인 3조원에 근접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단지 실적을 넘어 외환은행이 고객들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지점 현장에서도 고객들이 예전과 달리 직원들에게 살갑게 대한다는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 행장 취임 이후 긍정적인 변화는 외환은행 내부에서도 나타난다. 이전에 외국인 경영자였을 적에 딱딱했던 조직 문화가 변하고 있다. 외환은행 직원들이 실적 위주의 압박보다는 “한 번 해보자”는 의지도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윤 행장은 의욕이 솟고 단결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지점장급 이상 부인 800여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서명도 직접 썼다. 직원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다.
윤 행장은 “인천공항 지점 직원 70여명과 화합의 장을 갖기도 했다”며 “8000여명 전직원 모두와 만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외환은행의 서울 지점의 한 직원은 “전에는 행장을 보면 피해다녔는데 윤 행장 이후에는 먼저 다가가기도 하는 등 조직문화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했다.
윤 행장 취임 이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시너지효과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방카슈랑스나 파생결합증권(ELS) 등 하나대투증권과 하나HSBC에서 만든 상품을 외환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다.
윤 행장은 “두 달 밖에 안된 것을 고려하면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이 같은 진전은 외환은행 직원들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대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