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지방은행 "우리도 회원사…中企대출비중 낮춰라"

입력 2012-05-23 09:16 수정 2012-05-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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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나, 기업형슈퍼마켓(SSM)들이 자꾸 지방에 내려오다 보니 지방 유통업체나 중소기업들이 죽는다. 이렇게 되니 지역 주민들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우리가 밥만 먹으면 하는 소리다.”

발언 내용을 들여다보면 언뜻 지방 유통업체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의 말인 듯 하다. 그러나 이 같이 점쳤다면 답은 ‘틀렸다’이다. 하춘수 DG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6일 서울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얘기다. 신한·우리·국민·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의 지방 진출을 유통업에 빗대 완곡하게 표현했다. 그의 발언 중 ‘우리’는 대구·부산·전북·광주·경남·제주은행 등 지방은행장들을 뜻한다.

전국은행연합회라는 지붕은 하나지만 가족은 두 개인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대한 지방은행의 불만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시중은행들은 지방에 내려가 예금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는 낮추는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의 영업환경은 어려워지지만 은행연합회에 기대기는 힘들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지방은행이 처한 현실이나 영업환경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목소리는 시중은행이 크다 보니…”라고 말을 흐렸다.

지방은행들이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데는 단지 시장을 침범한다는 이유 뿐은 아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들이대는 잣대도 다르다. 시중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45%로 정해놨지만 지방은행은 60%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 저리로 빌려주는 총액한도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60%를 맞춰야 한다. 시중은행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제도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지방에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아 시중은행보다 리스크가 더 높을 뿐 아니라 금리경쟁도 어렵다.

하 회장은 “60% 제도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 찬성한다”며 “6월1일부터 지방은행협의회 간사를 맡는데 계속 건의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들은 최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과의 공정 경쟁을 위한 영업환경을 마련해 달라는 건의안을 제출했다. 지방은행 중소기업 의무대출 축소, 지자체 시금고 입찰기준 변경, 시중은행 금리경쟁 자제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하 회장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무한경쟁 속에 놔두면 문제라고 지적한 기사를 봤다”며 “이 같은 경쟁이 은행 경영에 마이너스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방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연합회 회장은 외부인사 아니면 대형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차지하고 집행부도 지방은행의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다”며 “지방은행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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