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절체절명의 과제 ‘생존’]"그룹을 살려라" 돈만 된다면 간판社도 판다

입력 2012-05-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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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등 겪으며 백척간두에 선 재계…기업 영속성 확보 위해 자산 매각·계열사 정리 등 제살 도려내기도 선뜻

국내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가 최근 커다란 루머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포스코그룹의 상징인 대치동 포스코센터 매각과 삼성그룹과의 빅딜설이다.

사옥은 기업을 상징하는 대표성이 있다. 따라서 사옥을 매각한다는 것은 사옥보다 더 중요한 어떤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포스코에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포스코센터를 포함한 보유 부동산 매각을 제의했지만, 포스코가 이를 거절하면서 포스코센터 매각설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포스코가 자사주 5%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포스코ICT 지분 52%를 삼성에 넘기는 대신 삼성중공업 지분 20%를 인수한다는 ‘빅딜’설이 한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양측이 강력히 부인면서 일단 진화됐다. 하지만 최근 철강가격의 하락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포스코는 삼성중공업이라는 안정적인 조선용 후판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며, 단지 잠복한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평가다.

포스코와 관련된 루머는 결국 불투명한 철강업계 시황이 이어지면서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주요기업들은 ‘생존’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자산매각과 계열사 정리, 조직 슬림화, 경영방식 개선 등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통해 영속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데 분주했다.

또 다른 예가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매물로 내놨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70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웅진코웨이는 웅진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웅진코웨이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재계에서는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의 매각은 상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라며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를 매각하는 것처럼 상징성이 있는 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윤석금 회장이 태양광 발전사업에 그룹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 관련사업의 재원마련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주력계열사를 매각키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주력기업 대신 미래가 불투명한 태양광 사업에 매달리는 것은 너무 무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말 못할 다른 속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STX그룹도 생존이 우선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지속적인 M&A로 사세를 확장한 STX그룹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STX중공업 경영권과 STX에너지 등 일부 계열사 지분, STX팬오션의 보유 선박, 해외 자원개발 법인 지분 등 1조~1조5000억원대의 자산을 산업은행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별도로 STX유럽의 자회사인 STX OSV 매각을 추진하는 등 STX그룹은 생존을 위해 계열사 및 자산매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현금을 확보, 그룹의 영속성 확보를 하기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섰다.

‘생존’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재계에는 또 다른 변화가 일고 있다. 재계 2, 3세들이 경영전면에 등장하면서 기존의 전통적 사업영역이 붕괴되고 수익성과 미래성이 있는 영역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진출하면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향후 재계 2~3세들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때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특히 가족간, 동업자끼리 상대방의 사업영역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며 “무한경쟁이라는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의 생존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경영방식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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