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유로존 무리한 통합이 비극의 시작

입력 2012-05-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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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증권부장

그리스 쇼크가 다시 글로벌 경제를 옥죄고 있다. 그리스라는 블랙홀이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형국이다. 지리할 정도다.

신화(神話) 속 환상에서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방만하고 무리한 재정지출이 화근이 됐고, 유로존이라는 틀 속에 들어온 그리스가 온 세계를 들쑤셔놓고 있다. 세계 경제가 좀 나아질 만하면 부각되는 게 그리스 변수다. 그동안 유럽 회원국들의 여러 인위적인 조치가 있었지만 통제탑을 상실한 상태에서 역부족이었다. ‘무리한 하나되기’가 빚은 자명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물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자체는 엄청난 재앙이다. 유로존이 존립 위기에 처하게 되고, 퇴출후 물가 급등과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심각한 재정난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쇼크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사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도 이미 시작됐다. 일각에서 그리스 부도가 도미노 현상을 촉발할 것이라는 최악의 경우도 상정하고 있다.

세계금융시장은 거센 풍랑에 크게 요동치고 있다. 유럽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주식같은 리스크성 자산은 물론 이제는 금도 불안하다는 심리에 금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은 이미 채권쪽으로 쏠린 상태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이미 과매수 국면까지 보이고 있다. 그만큼 향후 경기를 보는 시각이 부정적이라는 얘기다.

시장에는 그리스의 긴축 이행, 질서정연한 디폴트(채무불이행), 무질서한 디폴트와 유로존 붕괴 등 이런저런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설령 긴축이행이라는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여진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긴축이행 과정에서 숱한 문제점이 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위기는 정치적 상황에서 비롯돼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고질적인 맹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QE3(3차 양적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고, 중국 인민은행이 보다 공격적으로 금융완화 조치에 나선다 해도 유로존 재정위기 불안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경제도 심상치가 않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7%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착륙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미국경제에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이번 그리스 쇼크건은 단순 사안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만성적이라는 점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가 세계경제는 심장을 겨냥한 탄환을 가까스로 피했으나 아직 공중에는 많은 탄환들이 날아다니고 있다고 비유한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다. 일희일비하는 식의 안일한 대응은 국가경제의 존폐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금융불안은 결국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고, 세계경기가 둔화되면 우리 경제의 축인 수출이 위축되고 내수까지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부도 긴급히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 열었지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내외 동향에 기민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

투자자들도 변동성에 대비한 철저한 투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에서 잠시 물러나 쉬면서 큰 흐름을 살피는 주도면밀함이 필요하다. 또 다들 움추리고 있을 때 우량주를 저가매수에 나서는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로운 투자자세도 요구된다. 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할 것이 흥분과 지나친 공포감, 그리고 비관이다. 외환위기와 리먼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국내기업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했듯이 이번 위기는 우리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 때마다 영웅이 나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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