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변한다]"돈 문제보다 사람들 시선이 더 힘들어요"

입력 2012-05-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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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손가정의 경우

서울 종로구에 사는 임정현(16·가명) 군은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을 1년 중 가장 싫어한다. 부모님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달이기 때문이다.

임군의 부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이혼했고 몇 달 전까지 지방에서 일을 하며 간간히 소식을 전해왔던 아버지조차 최근엔 연락이 끊겼다. 어머니는 이혼 후 연락이 오지 않는다.

“5월이 제일 싫어요. 학교에서도 부모님 이야기를 많이 하고, TV에서도 그렇고요. 특히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께 꽃을 사드릴 여유조차 없는게 싫어요. 이런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현재 임군은 친할머니와 함께 허름한 단칸방에 살고 있다.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싶다는 꿈은 이미 사치로 생각한지 오래다.

임군의 할머니는 70대의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지만 생활비 마련을 위해 새벽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빌딩 청소를 하고 있다. 어렵게 번 돈은 할머니의 병원비와 약값 그리고 월세와 식비로 모두 지출된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보다 사춘기에 접어든 임군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바로 사회적 시선. 정현군은 어려운 가정 형편에 도움이 되고자 주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려 했지만 채용을 거부당했다,

“면접보면서 주인아저씨가 부모님은 계시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두 분 모두 안계시고 할머니와 살고 있다고 했더니 그럼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현금을 만지는 일이기 때문에 보증인이 필요한데 할머니는 안 되고 반드시 부모님이 계셔야 된다면서요. 부모가 없으면 현금을 만지는 일을 맡길 수 없다는 것 같았어요”

이런 사회적 편견과 인식에 대해 한국한부모가정지원센터 황은숙 회장은 “한국사회에서는 이혼가정이나 미혼모가정에 대한 편견이 크다. 이혼했다고 하면 가정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주홍글씨처럼 꼬리표를 달아버리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현실에서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분들이 많아서 이런 편견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가정이 생겨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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