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등은 없다]HP, 차별화 잇단 실패…위태로운 PC왕국

입력 2012-05-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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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PC점유율 아직 1위 매출은 감소…혁신적 디자인 애플에 시장 주도권 뺏겨

▲미국의 대표적 IT업체인 HP가 주력 사업인 PC와 프린터 부문의 부진으로 위기에 빠졌다. 사진은 미국 샌프란시코 팰로앨토에 있는 HP 본사에 전시된 회사 제품들. 블룸버그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터줏대감 휴렛팩커드(HP)를 둘러싼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HP는 지난 1939년 설립 이후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업체로 군림해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P의 지난 1분기 글로벌 PC시장 점유율은 17.2%로 전분기의 16.9%에서 소폭 높아지며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IT산업이 PC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전환하는 가운데 HP는 위기를 맞게 됐다.

HP는 지난 회계 1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순이익이 14억6800만달러로 전년보다 44% 급감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 줄어든 300억달러를 기록했다.

HP의 주력 사업인 PC와 프린터사업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HP는 회계 1분기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PC 판매가 전년보다 25%, 프린터는 15% 각각 줄었다.

HP의 매출총이익률은 4.75%로 애플의 27.13%에 훨씬 못 미친다.

애플은 시장 혁신을 주도하면서 뛰어난 디자인과 편리한 사용자 환경 등 제품에 높은 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었다.

반면 HP는 제품차별화에 실패하면서 매출에 비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레오 아포테커 전 HP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8월 갑작스레 PC사업부의 분사를 발표한 것도 들이는 공에 비해 돈을 덜 버는 PC사업 대신에 IT 서비스 등 다른 분야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별 다른 장기대책이나 계획도 없이 PC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아포테커의 성급한 결정에 시장은 반발했다.

결국 아포테커는 취임 9개월 만에 경질되고 이베이를 이끌었던 멕 휘트먼이 지난해 9월 새 CEO로 취임했다.

HP의 가장 큰 문제는 창업 이래 연구·개발을 강조했던 ‘HP 방식(Way)’이 퇴색했다는 점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1년의 6.0% 수준에서 지난해 2.6%로 떨어졌다.

도이체방크의 크리스 휘트모어 애널리스트는 “HP는 IBM, 오라클 등 다른 IT기업들보다 R&D 비용을 덜 쓴다”라고 지적했다.

IBM의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6%, 오라클은 12%에 달한다.

HP는 지난 4년간 인수합병(M&A)에 400억달러의 비용을 썼지만 비전과 전략의 부재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HP는 지난 2010년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인 웹OS 개발사인 팜을 인수했으나 시장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지난해 7월 나왔던 태블릿PC 터치패드는 출시한 지 한달도 안돼 퇴출이 결정되면서 99달러(약 10만원)라는 헐값에 재고처리하는 비운을 맛 봤다.

기업용 검색소프트웨어업체인 영국 오토노미를 지난해 10월 102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인수설이 나오기 전 오토노비의 시가총액은 30억달러 수준에 불과해 과잉투자라는 비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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