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에서 예상대로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 승리했다.
이로써 프랑스에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유럽 재정위기의 한복판에서 실시된 이번 프랑스 대선의 결과는 그동안 역내 각 국의 선거와 마찬가지였다.
유권자들은 현 경제위기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채 주로 서민들만 피해를 보는 긴축정책을 시행한 사르코지를 심판한 것이다.
이미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 지난 2년 동안 치러진 유럽 10개국의 총선과 대선에서도 보수·진보·좌파·우파를 가리지 않고 집권 세력이 모두 패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번 프랑스 대선의 주요 이슈는 낮은 경제성장과 실업자 양산·부자증세 등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경제 현안 외에 이민 정책과 치안 문제 등이었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저성장과 실업률 상승 등의 경제문제가 정부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EU를 이끌어온 세력인 우파 사르코지에 등을 돌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프랑스가‘강한 프랑스론’을 내세운 사르코지보다는 ‘정권을 바꿔 사회 정의를 실현하자’는 올랑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사르코지로서는 유럽 위기가 불거진 지난 2010년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면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했지만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그는 정년연장을 골자로 하는 연금개혁 입법과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007년 당선 직후 호화 축하연과 휴가를 시작으로 보여준 재임 5년동안의 모습이 서민과는 관계가 먼 부자들을 향하면서 중산층과 서민들의 불만을 불러왔다.
그의 오만과 독설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도 사르코지가 프랑스 5공화국 사상 1981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에 이어 연임에 실패한 두번째 대통령이란 기록을 세운 큰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올랑드 후보는 서민들을 공략하기 위해 내세운 경제 공약으로 당선됐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연 100만유로(약 15억원) 이상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를 75% 부과하겠다는 부자증세안과 교사 6만명 신규 채용, 62세로 연장된 정년의 60세 환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통 대통령’을 모토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6개월마다 기자회견을 하고 급여의 3분의1을 삭감하며 행정수반으로서 향유하는 면책특권을 포기하겠다는 그의 세세한 공약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르코지로서는 막판 지지율 격차를 5%포인트까지 좁히긴 했지만 중도파와 우파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점도 패인으로 분석된다.
사르코지는 결선투표를 며칠 앞두고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백지투표를 선언해 17.9%의 유권자들을 자신의 지지표로 결집하는데 실패했다.
이어 중도정당인 민주운동의 프랑수아 바이루도 올랑드 지지로 돌아섬으로써 9.13%의 중도파 유권자들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