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의 여의도1번지]‘李·朴담합’은 민주주의 후퇴

입력 2012-05-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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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원 정치팀장

민주통합당이 오는 4일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 호남, 비호남’으로 나뉘었다.

당내 역학관계를 보면서 동양철학, 특히 주역이 떠오른다. 일반적으로 동양철학의 핵심은 ‘음양 오행론’이다. 음양론은 ‘주역’으로 발전했고 오행론은 ‘사주팔자’로 전개됐다. 둘 다 현재를 보고 미래를 점치는 역서로 알려져 있으나 약간 사실과 다른 것 같다.

여하튼 주역이 얘기하는 핵심은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는데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사물이 변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 진리라고 주장한다.

주역은 ‘태극’에서 사물이 분화돼 ‘음’과 ‘양’으로 나뉘고 음은 ‘노음’과 ‘소음’, 양은 ‘노양’과 ‘소양’으로 분화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사상’이라고 한다. 여기에 음과 양이 더해지면서 ‘팔괘’가 나온다.

주역에서 팔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마치 민주당의 현재 모습과 비슷하다. 민주당의 전신은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이다. 따지고 보면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은 한 뿌리에서 나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만들면서 구 민주당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주역의 태극은 구 민주당에 해당하는 것 같다. 친노 중심의 열린우리당과 호남권의 민주당이 나뉘면서 음과 양이 형성됐다. 친노 인물 중 문재인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뭉쳤다. 한편은 유인태 당선자를 비롯해 비청와대(국회의원) 출신들이 힘을 합쳤다. 노음/소음 또는 노양/소양으로 분화된 셈이다. 민주당도 호남권과 비호남권으로 세력이 나뉘면서 주역에서 말하는 사상이 완성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해찬 전 총리와 박지원 최고위원의 당대표-원내대표’ 역할론이 나오면서 ‘팔괘’로 분화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친노(청와대 + 국회의원) 세력이다. 박 최고위원은 호남권이면서 박기춘(경기 남양주시을)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민주당 내 핵심세력이면서 친노, 비노, 호남, 비호남권을 아우르는 양대 핵심세력이 연대하면서 파괴력은 커졌다.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주역은 통합을 주장하지 않는다. 원형이정(元亨利貞)을 말한다. 원은 착함이 자라는 것이고, 형은 아름다움이 모인 것이며, 이는 의로움이 조화를 이룬 것이고, 정은 사물의 근간이다.

민주당의 ‘이-박 연역할론’에서는 착함도 아름다움도 의로움도 사물의 근간도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주역이 점술서라는 주장이 있으나 틀린 것만은 아니다. 현재 사물의 움직임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려 하기 때문이다. 미래가 나쁘다면 오늘을 충실하게 살라는 뜻이고, 미래가 좋다면 선행을 베풀라는 의미다. 민주당 내에서 원내대표 경선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오늘은 당권을 장악할지는 몰라도 민주주의 발전에 보탬이 될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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