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쟁터’FX 시장]세계가 숨죽이는 가운데 하루 4조 달러가 움직인다

입력 2012-04-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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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잠들지 않는 시장.

하루 4조달러의 돈이 쉴 새 없이 전 세계를 넘나드는 곳.

찰나의 선택이 승패를 좌우하는 곳.

바로 ‘외환(Foreign Exchange, FX) 시장’이다.

FX 거래는 점두시장(Over The Counter market, OTC)에서 이뤄져 거래 규모나 영향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세계 4대 FX시장인 미국 뉴욕시장은 일 거래 규모에서 세계 1위다.

영국 런던시장은 리보(LIBO)인 은행간 급전 대출로 유명해 각국 은행들은 런던시장 동향에 민감하다.

도쿄시장은 개인 외환투자자인 와타나베부인의 종주국답게 거래량과 규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독일은 유럽연합(EU)의 최대 경제국으로 국가간 단기 차관과 기업 은행에 대한 투자가 주종목이다.

FX 거래 시 기축 통화는 단연 미국 달러다.

달러는 전세계 어디를 가든 통용되기 때문.

중동을 비롯한 분쟁 지역에서는 물론 전세계 어디에서 전쟁이 터져도 달러 가치는 크게 변동이 없다.

“달러를 제패하는 자가 FX 전쟁을 끝낸다”는 말이 나올 정도.

다만 미국의 방대한 재정적자와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 가치도 동반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진짜 안전자산은 따로 있다.

스위스 프랑과 일본 엔이다.

스위스는 과거 전세계 자산가와 독재자들의 비밀 자금이 흘러들어오면서 안전자산 피난처로 자리를 굳혔다.

여기다 큰 폭의 무역 흑자, 건전한 재정, 낮은 물가 상승률도 스위스 프랑이 유럽 재정위기의 무풍지대로 인식된 배경이다.

과거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마르크였으나 독일이 유로를 쓰면서 프랑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 셈이다.

역시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은 일본 국채의 90% 이상이 자국 내에서 소화, 해외 악재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대접을 받고 있다.

프랑과 엔 가치가 올랐다면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스위스와 일본으로선 자국 통화 강세가 달갑지만은 않다.

양국 모두 수출 의존도가 높아 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과 스위스 당국은 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될 때는 즉각 시장 개입에 나선다.

일본은 작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 엔화 가치가 달러당 75엔대로 치솟자 주요 7국(G7)과 공조해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스위스도 작년 9월 프랑의 초강세를 막기 위해 고정환율제 도입을 선언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프랑의 평가절상이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 유로화에 대한 프랑의 환율 최저 수준을 1.20스위스프랑으로 설정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스위스의 파격적인 결단으로 세계 각국의 환율 전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SNB의 극약 처방의 약발이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는 최근 강세가 꺾이면서 엔고 저지를 위한 개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언제 투자자들의 표적이 될 지는 미지수다.

외환 투자자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에 호주달러나 뉴질랜드달러 등 고금리 통화를 적극 활용한다.

이들 통화는 주요국들이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확대를 지속하면서 대표적인 캐리 투자 통화로 자리잡았다.

이들 국가는 경기 펀더멘털도 안정적이어서 앞으로도 당분간 캐리 트레이드 수요에 따른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엔 캐리 트레이드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통화나 자산 등에 투자해 차익을 올리는 투자 기법.

일본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다른 국가와 금리 차이가 커지자 한때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최고 1조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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