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입차 홈쇼핑 판매 ‘꼼수’

입력 2012-03-29 11:06 수정 2012-03-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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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산업부 기자

수입차 업계의 ‘TV 홈쇼핑 판매’와 관련해 소비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업체의 재고처리 꼼수에 고객은 분통이 터진다. 판매물량이 없음에도 10배가 넘는 시승예약을 받는 등 혼란도 벌어졌다.

홈쇼핑 수입차 판매는 2000년대 중반 미국 브랜드가 처음 물꼬를 텄다. 단시간에 예상치를 웃도는 판매기록을 세우는 등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홈쇼핑 단골손님인 포드가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포드는 수입차 업계에서 ‘홈쇼핑으로 재고물량 털어내기’의 달인이다. 전시장에 찾아가도 수백만원씩 할인해 주면서 ‘방송에서만 특별할인’을 한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포드는 홈쇼핑을 통해 인기없는 재고 모델을 모두 팔아치웠다. 그리고 연식이 변경된 새 모델을 들여왔고, 가격도 올렸다.

서둘러 재고를 처리한 이유도 있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에 맞춰 ‘전격 가격인하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재고를 팔아치우고 새 모델 가격을 올린 다음 FTA에 맞춰 가격을 내린 셈이다. 차값은 그대로다. ‘꼼수’다.

혼다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비슷한 무렵 혼다의 하이브리드차 ‘인사이트’가 방송을 탔다. 1년 동안 고작 200대가 팔린, 인기없는 차였다. 방송이 끝나면 영업사원이 예약고객과 약속을 하고 차를 시승한 뒤 계약하는 방식이다.

방송 1시간 만에 시승예약 신청은 1년치 판매의 10배인 2000명을 넘었다. 그러나 방송이 끝나고 예약고객 대부분은 차 구경도 못했다. 많은 고객이 영업사원으로부터 전화 한통 받지못했다. 혼다가 보유한 재고는 200여대에 불과했다. 애당초 판매할 차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다는 “성공적”이라고 말했지만 예약고객은 “속았다”고 말한다.

수입차업체들 사이에서도 왕따인 포드와 혼다는 조만간 또 홈쇼핑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차가 안팔리고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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