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재벌 오너 富 증식 어떻게

입력 2012-03-28 08: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1·2세대는 주식·부동산 투자로…3세대, 온갖 편법 동원 富 쌓아

일제 식민지시대와 한국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한국경제를 지금과 같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바로 이병철, 정주영, 구인회, 최종호, 신격호 등 쟁쟁한 1세대 기업인들의 무에서 유를 창조한 불굴의 경영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한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이들 1세대 기업인과 더불어 이건희, 정몽구, 구본무, 등 2세대 기업인들은 한국경제를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한단계 도약시킨 주역들이다.

이들 대기업 오너들의 부 증식 방법은 간단했다. 이들 1, 2세대 대기업 오너들은 기업 성장과 더불어 주식가치 상승으로 자연히 부의 증식을 이뤘다. 이들 오너들의 재테크 수단은 대부분 기업활동과 더불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를 증식한 예가 많았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불리기보다 자동차나 미술품 수집 등 취미와 병행한 자연스러운 부의 증가를 이뤄 냈다.

▲공시가격이 96억2000만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한남동 자택 전경.
하지만 3세대로 넘어가면서 오너들의 재테크 수단은 경영권 유지나 독자생존을 위한 돈 불리기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사 일감몰아주기, 회사 기회유용을 통한 사업진출, 주식이나 선물·옵션 투자, 제과점이나 커피숍 등 거대 자본을 통한 소상공인 업종 진출 등으로 부를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기업 오너들이 3세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해주기 위해 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부를 대물림해주는 모습은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계열사의 자산을 3세에게 싼값에 넘겨주고 비싸게 사오거나 증자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발행 시 권리를 포기하는 방법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현재 공기업을 제외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오너들의 6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이 출자한 계열사의 실적이 그룹사의 실적보다 훨씬 높게 나오고 있다. 오너일가 출자한 계열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그룹사 평균 실적 보다 각각 0.72%포인트, 1.51%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총수일가 참여 계열사의 부채비율도 지난 10년간 연 평균 55.28%포인트 낮게 나와 경영실적이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채이배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오너일가 지분증대에 따른 이윤동기가 강해져 성과가 높은 점도 있지만 일감몰아주기나 회사기회 유용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건희·구본무·김승연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명차' 마이바흐.
대기업 총수 일가들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만큼 물려받는 재산이 쪼개지다 보니 자식 한명에게 기업 경영권 승계를 위해 편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병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재벌들이 항상 기업을 자기자식에게 승계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승계상의 문제로 각종 편법이나 불법적 방법을 사용해 부의 대물림을 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며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기업 발렌베리가 5대째 가족 기업으로 유지하면서도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점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렌베리 가문의 후계자들은 직접 기업의 주식을 갖지 않고 발렌베리가의 4개 공익재단을 통해 지주회사인 인베스터를 지배하면서 각 계열사의 이익을 배당받아 사회적 공익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며 “발렌베리 가문의 친인척들은 단지 계열기업이나 재단에 재직하면서 급여를 받을 뿐 직접 기업을 지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판매대금 지연·빼가기가 관행? 구영배 근자감이 火 자초 [제2의 티메프 사태 막자]
  • 에스파→염정아 이어 임영웅까지…이들이 '촌스러움'을 즐기는 이유 [이슈크래커]
  • 중고거래 판매자·구매자 모두 "안전결제 필요" [데이터클립]
  • 커지는 전기차 포비아…화재 보상 사각지대 해소는 '깜깜이'
  • 갈피 못 잡은 비트코인, 5만5000달러 선에서 등락 거듭 [Bit코인]
  • '10살 연상연하' 한지민-잔나비 최정훈, 열애 사실 인정 [공식]
  • 박태준, 58㎏급 '금빛 발차기'…16년 만에 남자 태권도 우승 [파리올림픽]
  • 슈가 '음주 스쿠터' CCTV 공개되자…빅히트 "사안 축소 아냐" 재차 해명
  • 오늘의 상승종목

  • 08.08 14:58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500,000
    • -0.5%
    • 이더리움
    • 3,427,000
    • -3.92%
    • 비트코인 캐시
    • 458,700
    • -0.07%
    • 리플
    • 855
    • +17.28%
    • 솔라나
    • 216,500
    • -1.1%
    • 에이다
    • 472
    • -1.26%
    • 이오스
    • 657
    • -0.61%
    • 트론
    • 177
    • +0%
    • 스텔라루멘
    • 143
    • +7.52%
    • 비트코인에스브이
    • 57,250
    • +4.95%
    • 체인링크
    • 14,120
    • -4.27%
    • 샌드박스
    • 352
    • -0.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