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이(이명박계) 구심점인 이재오 의원이 8일 4·11 총선 공천에서 친이계가 대거 배제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측근인 장광근(서울 동대문갑) 권택기(광진갑)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등 친이계 상당수가 공천에서 배제된 데 대한 문제제기를 위해서다. 이날 4년 만에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은 그는 그러나 발언 수위를 높이지 않았다. 당의 시스템공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탈당 여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그는 “10여년 간 고난의 야당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당에 대한 불신과 회의를 가져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당의 공천이 가까이는 4월 선거와 멀리는 12월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되어 당에 대한 충심어린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특히 “지금이라도 당은 낙천자들에게 납득할 자료를 공개해 주고 앞으로 남은 공천도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시스템 공천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박근혜 위원장은 ‘낙천자도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는데, 그들이 승복할 수 있을 때만이 그 말이 성립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가 이날 요구한 공천심사 자료 공개 요구를 당이 묵살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최종 입장은 공천이 다 마무리된 뒤에 밝히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꺼렸다.
낙천자가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설 경우 지원여부, 탈당 여부에 대해서도 그는 ‘허허’ 웃으며 “공천 결과를 보겠다”고만 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공천이 확정된 그는 ‘공천반납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저는 당을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이날 이 의원의 주장은 전반적으로 6일 트위터에 올렸던 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회견까지 열고 다시 한 번 의사를 피력한 것은 친이계가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고 있음에도 침묵을 지킨 데 대한 친이계 내부 비판이 거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이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친이계가 학살되는데도 이재오 의원은 이를 지켜보고만 있고, 자료공개를 요구하는 게 항의수준의 전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낙천된 친이계 인사들은 향후 무소속 출마 또는 신당 창당, 국민생각으로 합류 등 여러 방향을 두고 논의를 거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