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폭등’ 모르는 일본… 유류세 정액제 ‘눈길’

입력 2012-02-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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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56.8엔 고정… 유류세 비중도 우리보다 6%p 낮아

국내 기름값 폭등으로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일본의 유가 시스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와 똑같은 원유를 수입해 판매하는 데도 불구하고, 국내 기름값에 비해 상승폭이 적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최근 기름값 비상에 대해 “일시적으로 얼마 깎으라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라며 “정부가 방관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며 각 부처를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웃나라 일본을 언급하며 “같은 원유를 쓰는데 왜 일본은 영향을 받지 않는 지, 일본과 우리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지경부와 재정부가 물가관리를 과학적으로 하는 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실제 일본 기름값은 지난해 2월 평균 리터당 138.1엔에서 올 2월 143.5엔으로 4% 올랐다. 반면 국내 기름값은 같은 기간 리터당 1853원에서 1990원으로 7.4%나 상승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같은 기간 18% 상승한 것을 감안해도 국내 기름값이 일본보다 많이 오른 셈이다.

같은 두바이유를 주로 수입하는 일본의 기름값은 왜 우리나라보다 상승폭이 적을까.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유류세가 ‘정액제’라는 점을 들고 있다.

일본의 유류세는 리터당 56.8엔으로 고정돼 있다. 국제 유가가 올라도 세금으로 인한 소비자 가격의 추가 인상은 없다. 때문에 국제 유가가 급등할 때 일본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체감을 덜 느낀다.

기름값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봐도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약 6%포인트 정도 낮다. 2월 셋째 주 기준 국내 유류세 비중은 46.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0위권 수준이지만, 일본은 이 보다 낮은 39.8%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가 2001년 주유소 공급증명원 제도를 폐지한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공급증명원 제도가 없어지자 일본 주유소들은 복수의 정유사들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외국에서 직수입도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주유소에 대한 일본 정유사의 지배권이 약화되면서 함부로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구조가 됐다.

또 일본 정유시장은 우리나라와 달리 경쟁시장이라는 점도 꼽힌다. 우리나라는 4대 정유사의 과점시장이지만, 일본은 총 9개의 정유사들이 기름을 공급, 경쟁체제를 갖췄다. 이와 함께 자가폴 주유소(24.8%), 셀프주유소(20.6%) 등 ‘알뜰형’ 주유소 비중이 높은 것도 기름값 폭등을 막는 한 이유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유류세 인하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본 처럼 경쟁체제를 최대한 활성화시키는 것이 기름값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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