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대국 시대 막 내린다

입력 2012-01-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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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년만에 무역적자…엔고와 세계 경제 둔화 지속되면 일본 무역적자 향후 수년간 지속

세계 수출대국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일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수십년간 정부의 수출 장려책에 힘입어 전세계에 ‘메이드 인 재팬(일본산)’의 위용을 과시해왔지만 기록적인 엔고와 세계 경기 둔화로 그 시대도 막을 내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3월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저출산·고령화로 가뜩이나 침체된 일본 경제가 수출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과거 일본은 전세계 산업계를 선도했지만 외부 압력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처지다.

중국과 브라질같은 신흥국의 급성장은 카메라와 휴대전화,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모든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일본 수출업계의 부담을 키웠다. 첨단 기계에 필요한 희토류 가격은 평상시의 2배 수준으로 올랐을 정도.

일본의 제조업 침체는 무역통계에도 반영됐다. 작년 1~11월 무역적자는 2조3000억엔을 기록했다. 2010년 연간 6조6000억엔 흑자에 비하면 충격적인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12월 무역흑자가 11월까지의 적자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 일본 수출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경제산업상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일본의 무역적자가 기조에 들어섰다는 점은 부정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일본은행 출신인 시라카와 히로미티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올해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이 달러에 대해 기록적인 강세를 유지하면 에너지 수입 부담이 커서 흑자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은 24일 2011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전년 대비 플러스 0.3%에서 마이너스(-)0.4%로 하향 수정했다. 일본은행은 해외 경기 둔화와 엔고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WSJ는 무역적자가 계속되면 일본은 안정된 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전락해 경제에도 불길한 조짐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은 GDP 대비 국가 부채가 이탈리아보다 심각한 상황. 채무 문제가 유로존 국가보다 한층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엔화 가치는 달러당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무역적자가 이어지면 엔화 가치도 결국 하락해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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