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성모, 3년 아픔 훌훌털고 '어른'되어 돌아왔다

입력 2012-01-1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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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마이크엔터테인먼트)

발목 부상‧일본 진출 무산‧소속사 분쟁까지…가수 포기할까 고민도

뮤지컬 '광화문 연가'로 기지개, 나를 필요로 하는 이들 위해 노래할 것

'투 헤븐' '가시나무' '아시나요'. 2030세대의 촉촉한 감성을 완성시킨 주인공, 조성모(36)가 오는 2월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옛사랑' '광화문연가' '사랑이 지나가면' 등 명곡을 남긴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8090년대 포크 감성을 한 데 모은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통해 다시 한 번 관객들의 가슴을 울릴 태세다.

"정말 오랜만이죠? 저 여기 있어요. 살아있었어요."

뮤지컬 연습에 한창인 조성모를 지난 3일 오후 충무아트홀에서 만났다. 뿔테 안경, 셔츠와 베스트, 치노팬츠에 옥스퍼드화를 매치한 개화기 스타일의 단정한 패션이 고 이영훈 작곡가를 쏙 빼닮았다. 2009년 발목 부상 이후 깜짝 결혼, 소속사 분쟁까지 폭풍 같은 3년을 버겨낸 그는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예의 문구를 온 몸으로 실감했다. 특유의 소년 같은 미소와 장난기 가득한 눈빛에는 전에 없던 무게가 실렸다. 이제 서른여섯, 스스로를 '올해부터는 어른'이라 자평하는 조성모에게 지난 시간 그리고 2012년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 체감상 공백기가 상당하다.

△ 아마 그럴 것이다. 꼭꼭 숨었다.(웃음) 2010년 스페셜 앨범 '성모 MEET BRAVE'(타이틀곡 '바람필래')를 발매했지만, 활동기간이 채 1달이 안 됐다. 군 복무 기간까지 생각하면 공백기가 5년쯤은 된다고 느끼실 것 같다. 지난해에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활동을 할 계획이었는데 지진 여파로 백지화됐다. 그 바람에 공백이 좀 길어졌던 것도 있다.

-2월 뮤지컬로 컴백한다. 당시 출연 제의를 받은 여러 작품 중 '광화문 연가'를 택한 이유는.

△ 더 늦기 전에 대중 앞에 서야겠다고 생각했을 즈음 '광화문 연가'를 만났다. 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을 부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들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감성적인 부분으로 전달해야하는 것이 많다. 내 노래 중에서는 '가시나무'가 비슷한 유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다.

-고 이영훈의 곡들은 큰 사랑을 받지만, 불러내기가 쉽지 않다. 연습 포인트가 있다면.

△ 가사가 문학작품 같은 곡들이라서 많은 생각을 하며 부르게 된다. 지금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이영훈 작곡가의 디렉팅이다. 실제로 만날 수가 없는 분이기 때문에 쉐도우 복싱(권투에서 상대가 앞에 있다고 상상하며 혼자 연습하는 방식)을 하듯이 '이쯤에서는 이렇게 지도해주셨겠지'라고 상상하며 연습한다. 그런 면에서는 이영훈 작곡가 생전에 곡을 받은 이문세 선배가 부럽기도 하다.(웃음)

-지난 3년간 아플 일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조금 단단해진 느낌이다.

△ 사람은 멈출 때와 갈 때를 잘 알아야 한다고 하지 않나. 부상, 일본활동 무산, 결혼, 새 앨범 등 차례로 겪어도 될 일들이 한꺼번에 너무 몰려서 왔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던 일들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금이 멈출 때 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외적으로 단절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세상에 나갈 힘을 키웠던 것 같다.

-데뷔 이후 굴곡 없이 상승곡선을 그리다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은퇴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 사실 포기하려는 생각도 했었다. 사람들 앞에서 활동을 위해 잘 꾸민 내 모습을 보이는 일이 싫어졌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 마음을 찢어놓더라. 하나하나 해명을 하러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들어졌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경험한 시간들이었다. 그간 기본 이론부터 차근차근 음악 공부를 하고, 사람 공부도 했다. 아마도 세상에 나올 힘을 얻기 위한 발버둥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 데뷔 16년차 중견가수, 30대 중반, 한 가정의 가장이다. 결혼 후 첫 활동이기도 한데.

△ 지금은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다. 억지로 하면 꼭 탈이 나더라.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그저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 앞에서 "저 여기 있어요"하며 내 노래를 들려 드리려고 한다. 요즘에는 공연 연습, 음악공부, 가정생활을 하다보면 하루가 꽉 찬다. 30대는 빛처럼 시간이 간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내 인생의 행운이 몰려왔던 20대를 지나 이제는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야할 30대 중반이다. 여느 30대처럼 가장의 애환, 인생의 향방에 대한 두려움 등을 똑같이 느끼고 있다. 누구나 이 시기쯤 한 번씩 침체기를 겪는 것 같은데 동년배들에게 '우리 힘내서 열심히 헤쳐나가보자'고 말하고 싶다.

(사진=빅마이크엔터테인먼트)

생애 첫 뮤지컬 출연을 앞둔 조성모는 오는 2월시작하는 '광화문 연가'에서 '조성모의 광화문 연가'를 만나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후 브레이크 없이 이어온 질주를 잠시 멈추고 한 걸음 한 걸음 음악에 다시 다가가고자 한다.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앨범 계획은 아쉽지만 아직이다. 가수 조성모 안에 있는 음악의 본질을 찾는 것이 먼저란다.

"예전에는 늘 1등이라는 목표를 두고 달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목표를 미리 정해둔 음악이 아니라 좀 더 본질에 충실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관객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박수도 듣고 싶고요. 제 이야기 그리고 대중의 이야기라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곡, 스스로가 세상 밖에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곡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새 앨범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언제가 될지는…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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