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으로 주목을 끌기 위한 노림수는 절대 아니란다. 신인배우 윤채이(28)는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카리스마가 넘치는 선배 김영호와 온몸을 불사르는 파격적 베드신을 선보인다. 이름마저 생소한 그녀지만 스토리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어엿한 주연이다.
‘완벽한 파트너’는 슬럼프에 빠진 스승과 짜릿한 영감을 주는 제자가 서로의 아이디어를 훔치고 빼앗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화끈한 연애담을 그린 영화로, ‘싱글즈’ 각본을 쓴 박헌수 감독의 연출작이다. 극중 윤채이는 한물간 시나리오 작가 준석(김영호)의 20세 연하 제자 연희로 출연, 보통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밀고 당기기’를 가감 없이 선보인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화끈한 맨몸 연기가 나온다는 것. 또 다른 커플로 중견 여배우 김혜선과 신인 김산호가 커플을 이뤘다. 이들 역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윤채이는 “극중 초반 격정적인 장면이 집중되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야하기만 한 영화는 절대 아니다”면서 “잠자리를 함께한 연인 사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고 공감 가능한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영화를 설명했다.
2007년 더 페이스샵 전속모델 선발대회 출전과 국내 한 대형기획사의 전속 계약 등 지금의 이름값과는 달리 윤채이는 전도유망했다. 이후 1년여 동안 중국에서 활동하며 나름 한류 스타로서 각광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인지도는 거의 전무한 상태. 그런 그가 데뷔작으로 단 번에 주연을 꿰찼다.
윤채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캐스팅 작업이 이뤄졌는데 주연 네 자리 가운데 내가 맡은 연희역만 공석이었다”면서 “감독님 말씀으론 내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느낌이 있다고 하시더라. 순전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수줍어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단순히 운만은 아니었다. 베테랑 김영호와의 베드신에선 실신을 거듭할 정도로 몰입해 일순간 스태프들을 긴장케 했다. 캐스팅 확정 후 시나리오는 문자 그대로 걸레가 될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촬영이 어느 정도 지났을 때 쯤 박 감독과 김영호가 그의 노력을 알아봤고, ‘윤스타’란 별명도 붙여줬단.
윤채이는 “원래 보수적인 성격 탓에 캐스팅 확정 뒤에도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왕 할 거 제대로 해보잔 마음이 컸다. 촬영이 끝난 뒤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으니 ‘내가 폐를 끼치지는 않았구나’란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데뷔작이란 타이틀부터 노출 등 윤채이에게 이번 작품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제 겨우 신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혹시 아쉬움은 없을까. 만약 크랭크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기회가 주어진다면. 윤채이는 고개를 흔들며 손사래를 쳤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일까. 신인으로 당찬 배짱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절대 그런 뜻은 아니란다.
그는 “베드신을 촬영이 너무 힘들었다. 다른 부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다시 찍는다면 절대 그렇게 못할 것 같다”며 오롯이 이번 작품에 혼신을 다했음을 전했다.
영화에선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그의 현재가 궁금했다. 솔로란다. 이상형을 물어봤다. 윤채이는 단 번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영화에서처럼 20세 차이도 마음이 통하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단 당분간은 사랑보단 일에 매진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데뷔 후 중국에서 활동을 해와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 특히 드라마 출연에 관심이 크다”면서 “액션에도 관심이 많다. 그리고 순한 배역보단 악녀 캐릭터에 관심이 더 간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