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 SW벤처기업 발전방향

입력 2011-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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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 속도가 빠른 나라다. 전 세계 평균과 비교해도 7배 이상 빠른 인터넷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이란 나라를 알지도 못하던 지구 반대편 나라 청년들이 여행 중 우연히 한국의 인터넷 속도를 경험하고 놀랐다는 경험담이 화제가 될 정도다.

빠르고 역동적인 나라, 성실하며 열정적인 한국만의 특징이 인터넷 환경 시대에 맞물려 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이런 IT 강국 코리아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구조는 날로 취약해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국내 GDP 기준 소프트웨어 기여 비중은 9.1%였던 2005년에 비해 지난해의 경우 2.5%까지 낮아졌다.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규모가 1조가 넘어서며 급팽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시장규모 12억 3000만 달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고 있다.

여기에 국내 소프트웨어 패키지 업체별 순위도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해외기업이 차지하는 등 소프트웨어 해외 의존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보다 더 문제인 것은 미래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이 될 젊은 인재들의 관심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세대 선배들의 초라한 뒷모습을 직접 목격한 이들은 재도전하고 일어설 용기를 쉽사리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산업은 태생적으로 벤처기업과 연관성이 높다. 산업화, 규모의 경제 등 물리적 경계를 넘어 개개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로 전 세계적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벤처기업은 소프트웨어산업에 최적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IMF 구제 금융 시기, 국가적 경제회복 노력과 맞물려 일어났던 벤처기업 붐은 우리에게도 미국 실리콘 밸리와 같은 성공모델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성공만 바라봤지 이면에 숨겨진 실패와 경험,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결국 그 당시 청년들의 실수는 실패로 낙인찍혔고 그들이 꿈꾸었던 목표와 경험까지도 실패라는 무덤 속에 모조리 묻혀버렸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실수와 실패의 경험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급변하는 IT 산업 속에서 소프트웨어 및 벤처 부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면 그들의 실패와 실수의 사례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갈 수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공통적인 애로사항, 이들이 필요로 하는 제도 등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할 실재적인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그 중 가장 많이 요구되는 3가지 사항이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의 기술보호 대책마련과 이를 위한 인재 육성이 수반돼야 한다. 당장 소프트웨어가 가져올 효과 및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와 인력은 철저하게 보호돼야 공공 입찰 과정에서 일어나는 핵심기술 유출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술가치 평가를 위한 인력과 정부기관이나 전담기관을 통한 기술가치 평가기준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둘째,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이를 보상해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표준계약서와 달리 이면계약 또는 계약 이후 구두 과업추가, 과업종료 이후 추가 요청 등 불합리한 요청을 공공연하게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가치창출이 부재한 가운데 인금 단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요율 등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주장할 수도 없다.

셋째, 소프트웨어 사용을 위한 범국민적 장려책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입찰 참여를 위해 기술 외 매출 실적, 부채비율 등 외적인 부분까지 자격을 갖춰야 해 좋은 기술을 갖고도 평가조차 받지 못하는 기업도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려면 우리는 산업 전체를 바꿀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며 패러다임 변화를 꾀해야 한다. 결국 산업 판을 뒤흔드는 변화의 시작은 아이디어, 창의성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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