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M&A 시장 물 만났다…상반기, 전년 2.2배

입력 2011-09-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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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훈풍...내수기업·대기업 모두 해외로

엔화 강세를 타고 ‘주식회사 일본’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일본 M&A 자문업체인 레코프는 29일(현지시간) 올 상반기(4~6월) 해외 M&A 건수는 236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M&A 규모는 3조엔(약 46조원)으로 이는 2008년 상반기 이후 최대 규모다.

레코프는 일본 기업의 해외 M&A가 활발했던 1980년대 버블 말기와 닷컴버블기인 2000년대와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정치 혼란이 일본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강해지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 신흥국 시장 진출이 불가피한 기업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메릴린치는 설명했다.

상반기 대표적 M&A는 무차입 경영을 신조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다케다약품공업의 스위스 나이코매드 인수 건이었다.

다케다는 신흥시장에서 판로를 넓히기 위해 1조엔의 거액을 들여 나이코매드를 인수했다.

내수기업인 제약업체가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것은 그 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이야기다.

다케다 외에 스미토모생활그룹은 이탈리아 건축 부자재 기업을 630억엔에 인수했고, 지도를 만드는 젠린은 인도의 지도 제작업체에 투자하는 등 내수기업의 해외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레코프는 예상했다.

대형 은행들은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 M&A를 틈타 수익성을 모색하고 있다.

미쓰비시UFJ와 미즈호, 미쓰이스미토모 등 3대 금융 그룹은 M&A 전문 부서를 설치, 기업들의 자금 융통을 지원하고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해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M&A 조건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강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보유자금이 풍부하고, 엔고에다 주가가 하락한 해외 기업이 많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의 무차입경영 기업은 전체 상장기업 중 5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만 무분별한 해외 M&A는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해외 기업 관리가 원활하지 않아 M&A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며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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