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발목 잡힌 국내 증시 향후 전망

입력 2011-09-21 11: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외국인 이탈 불구 과도한 우려는 금물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이 국내 증시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율 급등이 외국인의 손절성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연일 치솟는 환율에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처럼 환율 상승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의 반응이 다소 과도하다면서도 향후 증시 상황을 판단하는데 있어 환율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급등세 진정 여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오른 1148.4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29일 기록한 1146.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은 1156.6원까지 오르며 장중 기준 연중 최고가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리스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이란 악재까지 터지자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확실한 해법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향후 유럽은행에 대해 한층 강화된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이나 추가적인 등급 하향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환율 불안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혼란이 유럽을 넘어서 전세계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미 유럽의 재정위기 국가들의 경우 정책 발표에 따라 CDS 스프레드가 급등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대서양 양안의 정책 대응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까지 시장의 혼란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혼란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혼란스러운 시장의 범위도 확산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환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현재 원화 약세는 유럽 등 외생적 불확실성에 기인하는데 당분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특히 최근 원화 약세는 유럽계 자금의 매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유럽은행에 대해 더 강화된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이나 등급 하향 우려 등을 감안하면 환율 반등 폭이 조금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환율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환율 상승은 호재로 작용해왔다. 원화 환율이 오를 경우 해외 판매 시장에서 제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환율 급등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감으로 인한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증시에서의 자금 이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환율과 증시의 변동성은 정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며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조짐이 나타날 경우 달러화 급등과 맞물리며 시장의 심리적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달러화 급등과 함께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도 급등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국고채 금리가 여전히 3%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아시아와 유럽계 투자자들이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어 부담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도한 데다 달러화 급등에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이 겹치면 심리적 공황상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 급등-외국인 자금 이탈-주가 약세’로 이어졌던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환율 급등으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 순매도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줬던 환율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외국계 자금의 매도 후 일부 이탈 신호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나친 우려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2008년을 떠올리는 과잉 불안은 경계해야 한다”며 “2008년 위기 때 51.9%와 79.1% 수준이었던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총외채)과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외환보유고)은 금년 들어 각각 38%와 49%로 줄어들어 있고 경상수지 흑자 기조도 이어지고 있어 원화 가치가 자유낙하하는 국면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 위기의 성격도 2008년과는 다르다”며 “오히려 최근 환율 반등이 수출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불안을 주시해야 하지만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제도 시행 1년 가까워져 오는데…복수의결권 도입 기업 2곳뿐 [복수의결권 300일]
  • 불륜 고백→친권 포기서 작성까지…'이혼 예능' 범람의 진짜 문제 [이슈크래커]
  • 전기차 화재 후…75.6% "전기차 구매 망설여진다" [데이터클립]
  • ‘아시아 증시 블랙 먼데이’…살아나는 ‘홍콩 ELS’ 악몽
  • “고금리 탓에 경기회복 지연”…전방위 압박받는 한은
  • 단독 ‘과징금 1628억’ 쿠팡, 공정위 상대 불복 소송 제기
  • 이강인, 두산家 5세와 열애설…파리 데이트 모습까지 포착
  • 뉴진스 뮤비 감독 "어도어, 뒤로 연락해 회유…오늘까지 사과문 올려라"
  • 오늘의 상승종목

  • 09.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5,915,000
    • +3.76%
    • 이더리움
    • 3,157,000
    • +3.04%
    • 비트코인 캐시
    • 430,700
    • +5.41%
    • 리플
    • 723
    • +1.97%
    • 솔라나
    • 176,700
    • +2.2%
    • 에이다
    • 465
    • +2.65%
    • 이오스
    • 659
    • +5.1%
    • 트론
    • 210
    • +0.96%
    • 스텔라루멘
    • 125
    • +3.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350
    • +4.97%
    • 체인링크
    • 14,180
    • +2.6%
    • 샌드박스
    • 344
    • +5.2%
* 24시간 변동률 기준